일본의 국책은행인 국제협력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들이 러시아 사할린의 천연가스 자원개발사업인 '사할린2'에 약 53억달러(5조4000억원)를 융자해줄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융자가 성사되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이후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국제적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된다.

융자 은행들은 사업주체인 러시아 국영자원회사 가즈프롬 등과 이달 중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은행별로는 국제협력은행이 약 37억달러,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즈호코포레이트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프랑스의 BNP파리바은행 등 4개 민간 은행이 약 16억달러를 융자할 방침이다.

'사할린2'의 총 사업비용은 약 20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은행 융자를 제외한 약 150억달러는 가즈프롬과 로열더치쉘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등 4개사가 출자할 계획이다.

사업이 순조로우면 일본은 이르면 내년부터 사할린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협력은행과 일본의 3대 민간은행이 참여키로 한 것은 일본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에너지 안정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들은 아직 대규모 융자에 신중한 자세다.

작년 초 유럽개발은행(EBRD)은 '사할린2'에 대한 융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EBRD가 구체적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국영회사인 가즈프롬이 실질적인 주도권을 갖는 사업이기 때문에 참여를 꺼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