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 대한통운은 지난 4월 특유의 붉은색 '윙(날개) 마크'를 달면서 금호의 식구로 거듭났다.

화살촉이 오른쪽 위로 날아오르는 듯한 모양의 윙 마크는 금호아시아나가 2006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CI다.

기존의 붉은색을 사용해 고객들에게 친숙함을 전하고 날아오르는 이미지를 담은 디자인으로 임직원들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고안됐다.

금호아시아나의 '디자인 경영'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6개월간 디자인경영 과정을 공부할 정도로 디자인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박삼구 회장은 10여개가 넘는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디자인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룹 전략경영본부에 디자인광고팀을 신설하라고 지시했다.

모든 임원들에게 1박2일 합숙을 통해 '디자인 경영'을 익히도록 했다.

박 회장은 통일감을 주는 CI와 서체가 항공,건설,화학,타이어 등 다양한 부문의 계열사를 거느린 금호아시아나를 하나로 모아주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금호만의 디자인 개발에 공을 들였다.

2006년 대우건설을 사들이고 올해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등 대형 M&A를 성사시킨 이후 디자인 경영을 더욱 강조하는 분위기다.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융합을 하는 수단으로 디자인 경영을 활용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아름다운 기업'을 표방하는 금호아시아나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계열사들의 노력도 이어졌다.

새로운 아파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TF팀을 구성한 금호건설은 최근 세계적 디자이너 이상봉씨와 손잡고 주상복합 브랜드인 '어울림'과 '리첸시아'에 이씨의 디자인을 가미했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브랜드를 통해 친환경적인 엘리베이터와 과학적인 놀이터 등 6개 품목을 선보여 지난해 하반기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굿디자인'상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기존의 색동날개 이미지와 윙 마크를 조화시킨 새로운 디자인의 비행기를 선보였다.

디자인과 함께 기내 인테리어,승무원 서비스 등도 업그레이드해 7년 연속 '서비스품질지수 항공부문 1위''세계 최고의 승무원상''최고 기내서비스상' 등을 거머쥐는 등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