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경영] 글로벌기업 되려면 좋은 느낌을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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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생활용품 업체인 P&G는 2005년 '이미지 가치'를 감안,장부 가액 28억달러에 불과한 질레트를 570억달러에 인수했다.
질레트가 갖고 있는 이미지의 위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이미지가 좋은 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손쉽게 이익을 올린다.
경쟁업체와 엇비슷한 제품을 내놓아도 훨씬 비싼 가격에 팔려 나간다.
모토로라의 15년 독주체제를 무너뜨린 노키아,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야후를 제압한 구글,실용적인 차를 만든다는 이미지로 GM을 압도한 도요타 등이 긍정적 이미지의 덕을 본 글로벌 기업으로 분류된다.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문제는 한국 기업들에 특히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에서 글로벌 기업과 비슷한 수준을 갖췄음에도 불구,브랜드 파워와 이미지 경쟁에서 밀려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무형자산과 기업의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코스피 100대 기업이 갖고 있는 기업 이미지 등 무형자산의 가치는 글로벌 기업(미국 S&P 100대 기업)의 3.2%에 불과했다.
시장 내에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한국은 반기업 정서가 강한 나라로,자칫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노골적인 '반기업 운동'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미리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놓지 못한 기업이라면 돌발 변수를 만날 경우 한 순간에 '2류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미지 경영'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이 강화되고 있다.
△기업의 경영방침이 윤리적인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거나 인권을 유린하는 일이 없는지 △지역사회와 국가에 얼마만큼 공헌하고 있는지 등을 따지는 소비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충남 태안 지역에서 개최해 기름제거 활동을 벌이기로 한 삼성그룹이나 '직원 한 사람이 한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품 디자인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이미지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제품 이미지가 일관되고 고급스러워야 기업 이미지도 높아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전업계 등 제품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돼 있는 분야의 기업들은 디자인 인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도 쉽게 볼 수 있다.
SK그룹은 최근 이사회를 미국 뉴욕에서 개최했다.
내수 기업이란 이미지를 글로벌 기업으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CHO(최고인사책임자)를 포함,4명의 최고경영진을 외국인으로 선발하는 등 인적자원의 글로벌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자사 차량을 타고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을 다녀오는 '금강산 가족여행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VIP 대우를 해주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도록 하자는 포석이다.
스포츠 마케팅을 '이미지 경영'에 접목시킨 사례는 매우 많다.
이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스포츠 마케팅이 이뤄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동하는 프로축구클럽 첼시FC와 풀럼FC를 후원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이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실적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첼시FC를 후원한 지난 3년간 유럽 시장 휴대폰 매출이 4배나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