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양해지면서 일반 주식형 섹터펀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ETF는 수수료가 주식형 펀드의 절반 이하로 싸고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규모가 급증하면서 주식형 펀드의 영역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추세다.

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조선주 ETF와 증권주 ETF는 지난달 28일 거래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설정액이 각각 116억원과 110억원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상장된 삼성그룹주 ETF는 2주 만에 설정액이 361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특히 금융주의 경우 ETF가 이미 금융섹터펀드 규모를 앞질렀다.

삼성투신운용 등 3개사가 내놓은 은행주 ETF의 설정액은 총 536억원으로 기은SG운용의 '그랑프리포커스금융주식' 등 3개 금융주펀드(260억원)보다 많아졌다.

ETF는 수익률도 호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정보기술(IT)주의 경우 KOSEF IT주ETF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24.10%에 달해 IT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하나UBS IT코리아1C' 수익률 11.74%를 크게 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TF는 수수료가 낮고 환금성이 좋아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그렇지만 개별 주식처럼 ETF로 단타매매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