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설업계에선 '용인에서 용써 봐야!'란 자조섞인 말까지 등장했다.

분양가와 선택사양 가격을 낮추고 각종 금융 혜택을 늘려줘도 수요자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분양한 용인 신봉동 신봉지구 동일하이빌(1462가구)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대형 평형 계약률이 저조하자 159㎡형과 193㎡형에 한해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분양가의 10%(159㎡형은 7500만원, 193㎡형은 9200만원)였던 계약금은 1000만원으로 뚝 잘랐고 나머지 계약금은 한 달 뒤에 내도록 했다.

중도금은 분양가의 30%를 계약자가 내면 나머지 30%는 무이자와 이자후불제를 통해 수요자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옵션 가격도 손을 댔다.

112㎡형의 확장옵션 가격을 당초 3.3㎡당 147만원에서 85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이런데도 계약률이 올라가지 않자 '그때 사둘걸! 하시겠습니까?'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자존심'을 내팽개친 지 이미 오래다.

용인 마북동에서 분양한 구성자이3차는 161㎡형 이상이라는 조건을 붙이긴 했지만 계약금을 전체 분양금액의 5%로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도 40%,이자후불제도 20%로 제공하고 있다.

용인지역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냉정해진 수요자들은 하반기에 분양가 상한제로 나올 광교신도시의 분양가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 투덜거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존 계약자들의 항의시위도 이어진다.

최근 용인.성복지구 분양가가 1500만원대 중반에서 결정되자 작년 9월 용인 동천동에서 분양받은 '래미안 동천' 입주 예정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래미안 동천 분양가(평균 1726만원)가 너무 높았다며 △단지 내 실내 수영장 설치 △지상주차장 백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