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학계가 2030년까지 140만㎾급 신규 원자력 발전소를 9~13기가량 건설,전체 발전량 가운데 차지하는 원전 비중을 현재의 35.5%에서 56~62%까지 높이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총 25조5000억~35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ㆍ장기적이며 근본적인 전력 공급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주제 발표에서 원전 발전 비중 확대가 △에너지 안보 △저비용 전원 확대 △기후변화 대응 △실현 가능한 에너지 수급체계 마련 등을 위해 절실한 상황이라며 "202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43.4%(설비 기준 29%)로 높인 뒤 203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55.9%(설비 기준 37%)나 62.1%(설비 기준 42%)로 확대하는 두 가지 방안이 중ㆍ장기 목표로 제시됐다"고 밝혔다.

그는 "원전 발전 비중을 56~62%로 높이려면 140만㎾급 신규 원전을 9~13기 추가 건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현재 가동 중인 원전(20기) 건설(6기) 및 준비 중인 원전(2기) 등과 합쳐 2030년까지 국내 원전은 37~41기로 늘어난다.

정부는 2030년까지 140만㎾급 신규 원전을 9~13기 건설하는 데 신고리 지역 원전인 'APR-1400'을 기준(기당 2조5000억원)으로 총 22조5000억~32조5000억원가량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에 따른 송ㆍ배전망 건설 비용인 3조원까지 합치면 투입되는 자금은 총 25조5000억~35조5000억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공개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국가에너지위원회 산하 정책전문위원회와 갈등관리전문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오는 26일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3차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최종 방침을 결정한다.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는 원전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60%(설비 기준 40%,원전 12기)로 높이는 '최종 조율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발전 비중 확대와 관련해 정부의 방침이 공식화됨에 따라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도 사전적인 대비가 불가피해졌다.

이날 공개 토론회에서는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을 9%로 늘리고 석유 의존도를 33%로 줄이는 등의 중ㆍ장기 비전도 소개됐다.

장창민/차기현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