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제2의 베어스턴스'가 될지 모른다는 소문에 시달렸던 리먼브러더스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자금압박설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4월 40억달러의 자본조달에 성공,위기설을 간신히 잠재웠던 리먼브러더스가 이번에도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리먼브러더스가 최근 한 헤지펀드 투자로 5억~7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헤지펀드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그동안 헤지펀드 운용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는 리먼브러더스 측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FT는 올 2분기 리먼브러더스의 순손실이 3억~5억달러(주당 0.5~0.75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이는 1994년 기업공개 후 첫 분기 적자라고 덧붙였다.

리먼브러더스는 오는 16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 1분기 베어스턴스의 뒤를 이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최대 희생자가 될 것으로 지목됐던 리먼브러더스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다 대규모 자본조달에 성공함으로써 일단 그 같은 우려를 잠재웠었다.

리먼브러더스의 1분기 순이익은 18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상각 영향으로 4억8900만달러(주당 0.81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기 11억5000만달러(주당 1.96달러)보다 57% 감소했다.

리먼브러더스가 헤지펀드 투자 손실에 따른 자금난 해소를 위해 한국 내 최소 1개사 등 해외 금융회사들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리먼브러더스가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한국산업은행과 우리금융 등을 대상으로 자본유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측은 리먼브러더스로부터 투자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리먼브러더스가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사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확한 매입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먼브러더스가 30억~40억달러 규모 신규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 영향으로 지난 3일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9.52% 폭락한 30.61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53%가 빠진 것이다.

한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추가 부실 여파로 2분기 실적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2분기 주당순이익(EPS)을 전년 동기보다 각각 약 29%,60% 감소한 3.50달러,0.98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영국 금융시장도 최대 부동산대출업체인 브래드퍼드 앤드 빙리(B&B)의 실적 부진 소식에 술렁이는 분위기다.

B&B는 지난 2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올 들어 4월까지 총 800만파운드(약 1568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손실 만회를 위해 자사 주식 23%를 미국 사모펀드 TPG에 넘긴다고 발표했다.

매각금액은 총 1억7900만파운드(3억5280만달러)로,현 주가 대비 33%나 할인된 수준이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B&B는 2일 영국 증시에서 24% 급락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