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회는 5일 개원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등 야당이 쇠고기 재협상과 연계해 무기한 등원을 거부키로 함에 따라 18대 국회는 문도 열지못한 채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국회의장 선출 등 원구성이 지연됨에 따라 주요 법안 처리도 늦춰지게 됐다.

민주당 원혜영,선진당 권선택,민노당 강기갑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표회담을 갖고 "잘못된 협상을 바로잡기 위해 거리에 나선 국민이 짓밟히는 상황에서 국회의 개원은 국민의 분노하는 심정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공동으로 등원을 거부하기로 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개원식에 나가는 대신 오전부터 정부와 여당에 대한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철야 촛불문화제 등에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단독으로라도 등원해 야당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고유가와 고물가 문제 등 서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6월 민생국회가 꼭 열려야 한다"며 "일단 한나라당은 모두 등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적의원의 과반 출석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할 수 있어 153석인 한나라당 단독으로도 개원식을 진행할 수 있지만 일단 반쪽짜리 개원식은 갖지 않기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개원해서 의장단을 뽑지 않으면 헌법 중지 상태가 되므로 국회의장만이라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법은 새로 뽑힌 국회의원의 임기 시작 7일째되는 날 새 국회의장을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치상태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민주당 등은 국회 개원의 조건으로 미국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대정부 결의안 채택과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의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가축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어 경색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산업은행 민영화와 법인세 인하 등 정부의 경제 관련 법안 처리도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러다가는 9월 정기국회 직전인 8월 말에야 원구성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당내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노경목/김유미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