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개원도 못한 채 파행(跛行)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은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 선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개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의사당을 외면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더구나 국회법에는 임기개시후 7일째에 개원하게끔 날짜가 못박혀 있다.

지난 5일이 그날이다.따라서 이미 법을 어겨버렸다.입법기관이 자신들이 만든 법도 지키지 않으면서 정부에 이런 저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런 일 아닌가.

입법이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세제개편이나 금융지원시책 등 산적(山積)한 현안해결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미 쇠고기 문제만 해도 그렇다.

언제까지 촛불 시위가 반복되게 내버려 둘 것인가.

모든 사회적 갈등 사안에 대해 이해를 중재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국회의 기본 역할 아닌가.

국회 안에서 의논 못할 과제는 없다.

개원과 동시에 미국 쇠고기 수입검역 문제에만 집중해 원내에서 끝장토론을 하고 입법부 차원의 대안을 정부와 국민들 앞에 한번 제시(提示)해 보기 바란다.멀쩡한 국회를 두고 거리로 뛰쳐나가 투쟁하는 사람들을 국민의 대표라 할 수는 없다.

유가 폭등으로 물가는 치솟고 서민생활은 하루하루가 힘들다.

쇠고기 문제를 넘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도 시급하다.

공기업 민영화와 새 경영진 선임과 같은 숙제도 있고,남북 및 주변국들과의 관계 등 외교안보 문제도 만만찮다.

이 모두 18대 국회가 원내에서 논의하고 해법도 제시해야 할 과제들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여야는 일단 개원부터 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