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것도 투자’라는 증시 격언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매를 하고자 하는 수요는 엄연히 존재한다. 요즘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기이긴 하지만, 시장참여자들은 조금이라도 나은 성적을 내보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런 답답한 장세에 대응할 만한 전략들은 대략 이렇다.

우선 ‘단기매매’ 전략. 불확실한 상황이라 중장기적인 판단이 어렵기에 가급적 빠른 판단으로 매매에 나서는 방안이다.

한때 굵직한 주요 업종들이 번갈아 시장을 이끌던 ‘업종별 순환매’ 시기에는 업종별로 단기매매를 구사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재료를 지닌 특정 종목별으로 움직임이 달라지며 단기매매도 보다 세분화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될 만한 ‘착한 종목’을 찾는 데에 관심이 쏠리고, 이는 ‘무슨 무슨 유망종목 ○選’하는 자료들의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5일 하나대투증권은 유가급등/원화약세 완화 수혜주를 각각 20가지 골라 제시했다. 한화증권은 중소형주가 유망한 장세라며 유망 중소형주 5종목을 선정했다.

대신증권은 고유가에 장기 대처할 만한 종목 15가지를 들었고, 대우증권은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비중이 증가한다며 관련주 33가지를 소개했다.

주제는 각기 다르지만 종목 찾기에 혈안인 투자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정보들이다.

종목이 아니라 시간에 투자하는 고전적인 방법도 자주 권하는 전략 중 하나다.

지난 4일에 우리투자증권이 내놓은 ‘짧게 볼 것인가? 길게 볼 것인가?’ 같은 보고서는 투자기간에 따라 매수 섹터나 종목을 달리 하라는 조언을 담았다.

단기적으로는 업황 호전업종의 중소형주나 중국관련주 등의 순환매에 편승하고, 하반기를 겨냥한다면 수출관련 주도주를 잡으라는 시각이었다.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권고도 이런 시기에 자주 나온다. 사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내는 것’이 투자의 기본 원리이긴 하다.

교과서 같은 얘기라 재미는 없지만 합리적인 조언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해당 종목이 싼 시기와 비싼 시기가 언제인지를 콕 집어 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 밖에도 보유중인 주식이 없다면 좋아질 때까지 관망을 하라거나, 주식이 있다면 당분간 보유하고 장세가 변화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의견도 왕왕 볼 수 있다.

방법은 몇 가지로 나뉘지만, 결론은 하나다.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끈질기게 버텨서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분위기가 호전되면 다시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하라는 것이다.

시장이 방향을 잃고 연일 수급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쉽지 않은 시기다.

이렇다 할 호재도 없고, 다음주로 다가온 선물옵션 만기일에 대한 물량 우려, 유가와 환율 불안 등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옥죄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만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건조한 장세가 펼쳐질 뿐이다.

지루하고 답답하다. 그래도 끈질기게 버텨보자. 동 트기 바로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않는가.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