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폭개각 쇄신·재협상론 부상
野 대여강공 박차…18대 개원 무산

쇠고기 정국이 6.4 재.보선의 후폭풍 속에서 일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선거참패의 충격 속에서 쇠고기 재협상론과 대폭적 개각을 포함하는 고강도 국정쇄신론이 급부상하기 시작했고, 야권은 이명박 정권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민의의 심판이 내려졌다고 평가하면서 쇠고기 재협상을 압박하는 대여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 결과를 평가하며 "한나라당은 겸허히 반성하고 앞으로 더 심기일전해서 잘 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반성하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폭넓은 개각이 필요하다"면서 "쇠고기 문제나 대운하 같은 지지를 받지 못한 정책에 대한 겸허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국제신인도 하락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차질 등 국가적 손실이 예상되지만 민심이 확인된 만큼 쇠고기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면서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재협상론을 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재협상 선언때까지 개원을 무기 연기한다"는 전날 3당 원내대표간 합의사항을 재확인하며 대여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쇠고기 재협상 촉구 및 폭력진압 규탄'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 재협상 선언 ▲ 내각 총사퇴 ▲폭력진압 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향후 대응기조와 관련, "정부와 여당의 자세에 달렸다"며 "장기화되면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간다.

빨리 쇠고기 정국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여권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18대 개원행사가 예정된 이날 본회의장에 등원해 의원총회를 여는 한편, 대선 고소.고발사건을 취하하며 야권을 상대로 강.온 양면의 등원 압박을 가했으나 야권은 재협상 선언이 나올 때까지 장외투쟁과 등원거부의 강경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때 우리가 고소.고발했던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취소하기로 했다"며 "야당의 재협상 촉구결의안도 수용하기로 한 이상 정국에 편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야권의 등원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5일 한나라당의 고소.고발 취하에 대해 "뒤늦었지만 정부 여당이 화합의 정치를 펴가겠다는 노력을 하겠다는 것으로 긍정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여권이 재협상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등원 거부와 장외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광주지역에서 세번째 장외집회인 쇠고기 재협상 촉구 광주.전남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야권의 이 같은 등원거부에 따라 18대 국회의 정상적인 개원이 무산됐다.

여야는 당초 이날 18대 국회 개원식을 겸한 첫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을 들을 예정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