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5일 펴낸 '6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해 "하강이 더욱 뚜렷해지고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 부문에서 소비 투자 고용 등 어느 것 하나 좋아지는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재정부는 설비투자 추계(-2.0%)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취업자 수 증가폭도 20만명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내수 부문에서 경기 하강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서비스업 생산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소비재 판매도 전월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등 기술적 지표들도 각각 5개월 및 3개월 연속 하락했고 재고출하 순환이 3개월 연속 경기 둔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뚜렷한 경기 하강 신호로 받아들였다.

정부의 경기 판단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그린북에서 정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된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가 지난달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바꿨으며 이번 달엔 아예 "뚜렷해졌다"는 표현까지 덧붙였다.

물가에 대한 우려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가 석유류 가격 및 개인서비스 요금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비 4.9% 오른 것에 대해 '물가불안'이라는 말을 썼다.

지난 4월까지는 물가를 걱정하지 않았고 5월에 처음으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사용했다.

재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에 초점을 맞춰 경기 위축을 완화하는 정책을 펴고 동시에 에너지 절약 등 고유가 상황에 대비한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