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오는 23일부터 펀드투자 시작 ­… 철강주 등 강세

코스피지수가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면서 중.소형주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이달 23일부터 1500억원 규모의 중.소형주 펀드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증권사들의 유망 종목 발굴.추천도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가 2분기 실적 개선을 확인한 후 상승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기 전까지는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연금 작년 펀드성적 좋아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중.소형주펀드 1500억원을 오는 23일부터 운용하기 위해 8일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공고한 후 20일에 3개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들 운용사에는 500억원씩 총 150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들썩이고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9일 코스피지수가 1900을 찍고 내려오는 동안 이달 5일까지 대형주지수는 3.45% 떨어진 반면 중.소형주는 0.21% 하락에 그쳤다.

특히 소형주는 0.21% 올랐다.

이날도 포스코의 가격 인상 전망에 중.소형 철강주인 동양에스텍이 장중 신고가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삼현철강 문배철강 등이 상승세를 탔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국민연금의 중.소형주펀드 위탁 운용은 중.소형주 전반에 걸쳐 상승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수급 사정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월 국민연금이 1500억원 규모의 중.소형주펀드를 만들어 투자한 이후 중.소형주는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나타냈다.

◆중.소형주가 좋아보이는 이유

중.소형주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급 여건이다.

가치주펀드의 매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중.소형주펀드가 가세하면 유통 물량이 적은 중.소형주엔 상당한 원군이 되기 때문이다.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지난달 보유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대덕GDS가 이날 0.39% 오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에서다.

테마주를 형성해 상승 동력을 얻기 쉽다는 것도 중.소형주의 장점으로 꼽힌다.

고유가로 하이브리드카 테마주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날 삼화전기가 6% 넘게 급등한 것을 비롯 뉴인텍 필코전자 삼화콘덴서 성문전자 등이 이달 들어 좋은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 철강주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대형주는 기관이 펀드 환매 우려로 한층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외국인이 미국 증시 움직임에 따라 들쭉날쭉한 양상을 나타내면서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다.

게다가 12일 '네 마녀의 날'을 앞두고 있는 것도 대형주엔 부담이다.

이날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등 4가지 파생상품의 동시 만기일이다.

따라서 대형주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동시 만기일에다 신용 경색 진정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주요 투자은행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점이 대형주 주가엔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환/장경영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