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을 도입한 이상 변호사 수가 늘어나는 걸 꺼려하면 안 됩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일본 로스쿨 중 가장 많은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는 주오(中央)대의 나가이 카즈유키 총장(사진)은 5일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양대 인하대 등 국내 대학들과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로스쿨 심포지엄'을 개최하기 위해 지난 3일 방한한 나가이 총장은 "소송뿐만 아니라 기획이나 영업과 같은 기업 활동,공공기관 운영 등 법조인이 필요한 분야는 무궁무진한 만큼 법조인 수가 증가하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 시장을 개척하는 변호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도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법조인 양성에 있는 만큼 한국도 일본이 로스쿨 도입 당시 계획한 연간 3000명 이상 변호사 합격생을 배출하는 수준의 정원을 둬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우리나라의 로스쿨 전체 정원은 2000명이다.

나가이 총장은 로스쿨은 학비 부담이 다른 과정에 비해 큰 만큼 탄탄한 장학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주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오대는 정원 300명(학년별) 전원에게 크고 작은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생도 10%에 달한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장학금이 전체 장학금의 50%에 달한다.

나가이 총장은 "일본은 로스쿨 도입과 새로운 법조인 양성을 국가적 과제로 보고 정부가 로스쿨에 장학금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장학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주오대는 전임 교수 70명,겸임 교수 50명,토론 등을 돕는 실무 강사 50명 등 총 170여명의 교직원이 학생 지도에 나서고 있다.

나가이 총장은 "실전 대비 위주의 로스쿨 수업에 맞춰 실무 경험자 중심으로 교수진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오대는 전임 교수 중 30명이 변호사 등 현직 법조인 출신이고 실무 강사 50명 전원은 검사 등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나가이 총장은 지난 3일 인하대를 시작으로 경희대 한양대 건국대 등과 교류 협약을 맺고 로스쿨을 비롯한 한국 대학과의 적극적인 교류 협력에 나서고 있다.

주오대는 이미 연세대 성균관대 등과 협약을 맺은 상태다.

나가이 총장은 "주오대는 2차 대전 당시 한인 학생 명단을 제출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유일한 대학이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한국 대학과의 교류가 대폭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진우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