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세상 참 쩨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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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산 < 소설가 · 대하소설 '삼한지'작가 >
고구려,백제,신라는 근본과 뿌리가 다른 국가로 600~700년이나 내려왔다.
현재 남북한이 여러 방면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단절의 시기가 50여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1천 수백년 전에 이룩한 한민족통일의 의미는 곱씹을수록 대단하다.
수백년 역사의 각기 다른 나라를 하나로 묶어 그야말로 '한나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처음 했던 인물은 김유신이다.삼국사기에는 김유신이 아직 틴에이저일 때,사나운 짐승이 우글거리는 대구 팔공산에 들어가 삼한을 하나로 아우를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신분상 가야 유민인 그는 평생에 걸쳐 이 원대한 포부를 실행으로 옮기는 일에 전념했고,신라 지배층을 상대로 꾸준히 자신의 이념을 전파했다.
예순도 훨씬 지난 나이에 계백과 황산벌에서 싸우고,일흔이 넘어서야 마침내 삼한일통의 대계(大計)를 성취한다.당시 김유신이 구상한 삼국통일이란 패러다임은 요즘으로 치자면 한국,중국,일본을 묶어 '한나라'로 만들겠다는 것만큼이나 진보적이고 획기적인 이론이었다.
김유신의 이 구상을 이어받아 실제로 통일을 완수한 이는 그의 조카인 문무왕 김법민이다.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자 당나라에서는 망국 유민들을 받아주지 말라고 신라에 엄청난 압력을 행사했다.신라에 당은 연합군,어제까지 함께 피 흘리며 싸운 혈맹이었다.하지만 그런 당의 요구와 압력을 신라왕 법민은 당당히 거부한다.그리고 고구려와 백제 유민은 물론 말갈족까지 자신의 백성으로 받아들여 오늘날 우리 민족의 원형을 만들어낸다.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대동정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격분한 당은 법민을 폐위시키겠다며 당시 '주중대사'격인 법민의 아우 김인문을 신라왕으로 책봉한 뒤 수십만 대군을 딸려 보내지만 법민은 어제의 동맹군과 결전하면서까지 자신의 품에 안긴 백성들을 끝까지 보호한다.이 전쟁이 바로 8년간이나 지속된 나당대전이다.승리한 쪽은 물론 전국민이 똘똘 뭉친 우리였다.이는 요즘으로 치환하면 미국이나 중국 같은 대국과 전면전을 벌여 이긴 격이다.김유신이든 문무왕 김법민이든 그만큼 그릇이 크고 뜻과 행동이 대범했으니 천년이 지나도 후손들은 여전히 그 이름과 행적을 기리는 것이리라.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참 쩨쩨하고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숱한 국민이 이토록 절규하는 것을 보고도 결단하지 못하는 지도자,협상 잘못하고 돌아와 오히려 제 국민 앞에서 큰소리치는 고위관리,공천 밥그릇 싸움에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을 떼쓰는 정치인,갖은 편법과 불법으로 재산을 모으고도 국민 앞에 당당한 공직자,주재국의 엄청난 소요를 매일 실감하면서도 어떤 가교(架橋) 노릇도 하지 않는,가교는커녕 되레 감정을 악화시키는 미국 관리 역시 한심하고 좀스럽긴 매한가지다.통신사만 바꾸면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준다는 제살 깎아먹기 식의 졸렬한 기업경쟁은 도무지 끝이 없다.하긴 기름값 몇 푼 아끼려고 이 주유소,저 주유소를 전전하며 사는 최근의 나도 참 작고 쩨쩨한 인간이다.너나 할 것 없이 세상살이가 갈수록 좀스럽고 쩨쩨해져서 당최 살맛이 안 나는 요즘이다.
어쩌자고 한낱 쇠고기 따위에 국가가 이 꼴이 나는지,쇠고기 따위에 흥분할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은 또 왜 이렇게 구차한지….이런 쩨쩨한 세상을 한방에 날려줄 멋진 지도자,국민들에게 원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줄,그래서 저 거리의 수많은 촛불만큼이나 우리를 반짝거리며 깨어나게 할 영웅은 이 시대엔 끝내 나타나지 않을 것인가.
고구려,백제,신라는 근본과 뿌리가 다른 국가로 600~700년이나 내려왔다.
현재 남북한이 여러 방면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단절의 시기가 50여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1천 수백년 전에 이룩한 한민족통일의 의미는 곱씹을수록 대단하다.
수백년 역사의 각기 다른 나라를 하나로 묶어 그야말로 '한나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처음 했던 인물은 김유신이다.삼국사기에는 김유신이 아직 틴에이저일 때,사나운 짐승이 우글거리는 대구 팔공산에 들어가 삼한을 하나로 아우를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신분상 가야 유민인 그는 평생에 걸쳐 이 원대한 포부를 실행으로 옮기는 일에 전념했고,신라 지배층을 상대로 꾸준히 자신의 이념을 전파했다.
예순도 훨씬 지난 나이에 계백과 황산벌에서 싸우고,일흔이 넘어서야 마침내 삼한일통의 대계(大計)를 성취한다.당시 김유신이 구상한 삼국통일이란 패러다임은 요즘으로 치자면 한국,중국,일본을 묶어 '한나라'로 만들겠다는 것만큼이나 진보적이고 획기적인 이론이었다.
김유신의 이 구상을 이어받아 실제로 통일을 완수한 이는 그의 조카인 문무왕 김법민이다.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자 당나라에서는 망국 유민들을 받아주지 말라고 신라에 엄청난 압력을 행사했다.신라에 당은 연합군,어제까지 함께 피 흘리며 싸운 혈맹이었다.하지만 그런 당의 요구와 압력을 신라왕 법민은 당당히 거부한다.그리고 고구려와 백제 유민은 물론 말갈족까지 자신의 백성으로 받아들여 오늘날 우리 민족의 원형을 만들어낸다.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대동정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격분한 당은 법민을 폐위시키겠다며 당시 '주중대사'격인 법민의 아우 김인문을 신라왕으로 책봉한 뒤 수십만 대군을 딸려 보내지만 법민은 어제의 동맹군과 결전하면서까지 자신의 품에 안긴 백성들을 끝까지 보호한다.이 전쟁이 바로 8년간이나 지속된 나당대전이다.승리한 쪽은 물론 전국민이 똘똘 뭉친 우리였다.이는 요즘으로 치환하면 미국이나 중국 같은 대국과 전면전을 벌여 이긴 격이다.김유신이든 문무왕 김법민이든 그만큼 그릇이 크고 뜻과 행동이 대범했으니 천년이 지나도 후손들은 여전히 그 이름과 행적을 기리는 것이리라.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참 쩨쩨하고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숱한 국민이 이토록 절규하는 것을 보고도 결단하지 못하는 지도자,협상 잘못하고 돌아와 오히려 제 국민 앞에서 큰소리치는 고위관리,공천 밥그릇 싸움에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을 떼쓰는 정치인,갖은 편법과 불법으로 재산을 모으고도 국민 앞에 당당한 공직자,주재국의 엄청난 소요를 매일 실감하면서도 어떤 가교(架橋) 노릇도 하지 않는,가교는커녕 되레 감정을 악화시키는 미국 관리 역시 한심하고 좀스럽긴 매한가지다.통신사만 바꾸면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준다는 제살 깎아먹기 식의 졸렬한 기업경쟁은 도무지 끝이 없다.하긴 기름값 몇 푼 아끼려고 이 주유소,저 주유소를 전전하며 사는 최근의 나도 참 작고 쩨쩨한 인간이다.너나 할 것 없이 세상살이가 갈수록 좀스럽고 쩨쩨해져서 당최 살맛이 안 나는 요즘이다.
어쩌자고 한낱 쇠고기 따위에 국가가 이 꼴이 나는지,쇠고기 따위에 흥분할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은 또 왜 이렇게 구차한지….이런 쩨쩨한 세상을 한방에 날려줄 멋진 지도자,국민들에게 원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줄,그래서 저 거리의 수많은 촛불만큼이나 우리를 반짝거리며 깨어나게 할 영웅은 이 시대엔 끝내 나타나지 않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