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권 레이스를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7·3 전당대회를 한 달가량 앞두고 당원과 국민들을 설득할 논리를 가다듬으며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양측은 공교롭게도 국회 앞 대하빌딩 4층에 나란히 캠프사무실을 차렸다.

박 전 부의장은 '화합과 전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 계획이다.

최근 여권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정치력을 복원시켜 당내 화합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경륜이 풍부한 자신이 적임자라는 논리다.

화합을 통해 당을 추스른 뒤 각종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힘을 보태는 '전진'을 이뤄나가겠다는 설명이다.

박 전 부의장 측의 실무준비단장을 맡은 김효재 의원은 "당의 화합을 위해서나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선거는 조용히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명실상부한 당대표론'을 내세우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와 여당이 견제와 충고를 통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따라서 관리형 대표보다는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당당한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따라서 "조용한 선거를 원한다"는 박 전 부의장 측과 달리 정 최고위원 측은 제대로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정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집권 여당 대표가 마치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어선 곤란하다"며 박 전 부의장 측을 겨냥하면서 "6·4재보선 때 웬만한 선거구엔 모두 지원유세를 다녔을 만큼 당에 기여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