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대학생, 2시간 '쇠고기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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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민간 자율규제 어떻게 믿나"
토론회는 강의처럼 시작했다가 시위처럼 끝났다.
32개 대학 총학생회 주최로 한승수 국무총리를 초청해 6일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쇠고기 문제 시국 토론회' 풍경이다.
2시간17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 총리는 민심 수렴을 강조하며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고,대학생들은 국민과의 소통 부족과 한 총리 사퇴를 거론하며 매섭게 한 총리를 몰아세웠다.
토론회는 민감한 시기에 대학생들과 총리가 직접 토론을 벌인다는 시의성 때문에 630석에 달하는 1층 좌석이 꽉찰 정도의 큰 관심 속에 시작됐다.
행사는 시작전부터 일부 학생이 '쇠고기 고시 철회''쇠고기 협상 원천무효''총리 사퇴'를 외치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토론이 막상 시작되자 분위기는 강의실처럼 변했다.
김세희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미국 수출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자율규제하겠다지만 이를 어떻게 믿나. 월령 30개월 이상인 나머지 5%는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쇠고기 안전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월령을 어떻게 아느냐의 문제다. 미국 측과 120일간은 월령표시를 하기로 합의를 본 상태다"라고 답했다.
오동국 동서대 총학생회장은 "미친 소를 꼭 수입해야 하나.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이에 "미국 소가 다 미친 소는 아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는 세 마리뿐이었다"며 "재협상을 이유로 쇠고기 협정을 파기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난처하게 된다. 재협상보다는 재협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득했다.
주제가 시위 진압 문제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평화시위 보장을 놓고 총리와 학생들 간에 험악한 말이 오갔다.
학생들이 "정부는 평화시위를 보장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만약 학생이 종로서장인데 청와대로 시위대가 몰려 간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답해 달라.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를 주장해야한다"고 반박했다.
김동욱 충남대 총학생회장은 "총리가 평화시위를 요구하는데 오죽하면 우리가 거리로 나섰겠는가. 정부는 평화시위 때는 방치하다가 시위가 격화되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안일한 민심 파악을 비판했다.
이때 토론회장을 메운 학생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고 여기저기서 "(미국산) 쇠고기만 먹기 싫어 여기 나왔다고 생각하나. 브레이크 고장난 차를 폐차시키기 위해서 왔다"(서울시립대 학생) "한 총리는 5공화국 국보위 시절에도 평화시위를 불법 시위로 억압했는데 지금도 하나도 안 변했다"(고려대 학생)는 직격탄들이 날아들었다.
한 총리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고 장내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 총리는 "그렇지 않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알게 됐다"며 "항상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봉직해 왔다"고 말했다.
박수진/성선화 기자 notwoman@hankyung.com
32개 대학 총학생회 주최로 한승수 국무총리를 초청해 6일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쇠고기 문제 시국 토론회' 풍경이다.
2시간17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 총리는 민심 수렴을 강조하며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고,대학생들은 국민과의 소통 부족과 한 총리 사퇴를 거론하며 매섭게 한 총리를 몰아세웠다.
토론회는 민감한 시기에 대학생들과 총리가 직접 토론을 벌인다는 시의성 때문에 630석에 달하는 1층 좌석이 꽉찰 정도의 큰 관심 속에 시작됐다.
행사는 시작전부터 일부 학생이 '쇠고기 고시 철회''쇠고기 협상 원천무효''총리 사퇴'를 외치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토론이 막상 시작되자 분위기는 강의실처럼 변했다.
김세희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미국 수출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자율규제하겠다지만 이를 어떻게 믿나. 월령 30개월 이상인 나머지 5%는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쇠고기 안전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월령을 어떻게 아느냐의 문제다. 미국 측과 120일간은 월령표시를 하기로 합의를 본 상태다"라고 답했다.
오동국 동서대 총학생회장은 "미친 소를 꼭 수입해야 하나.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이에 "미국 소가 다 미친 소는 아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는 세 마리뿐이었다"며 "재협상을 이유로 쇠고기 협정을 파기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난처하게 된다. 재협상보다는 재협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득했다.
주제가 시위 진압 문제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평화시위 보장을 놓고 총리와 학생들 간에 험악한 말이 오갔다.
학생들이 "정부는 평화시위를 보장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만약 학생이 종로서장인데 청와대로 시위대가 몰려 간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답해 달라.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를 주장해야한다"고 반박했다.
김동욱 충남대 총학생회장은 "총리가 평화시위를 요구하는데 오죽하면 우리가 거리로 나섰겠는가. 정부는 평화시위 때는 방치하다가 시위가 격화되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안일한 민심 파악을 비판했다.
이때 토론회장을 메운 학생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고 여기저기서 "(미국산) 쇠고기만 먹기 싫어 여기 나왔다고 생각하나. 브레이크 고장난 차를 폐차시키기 위해서 왔다"(서울시립대 학생) "한 총리는 5공화국 국보위 시절에도 평화시위를 불법 시위로 억압했는데 지금도 하나도 안 변했다"(고려대 학생)는 직격탄들이 날아들었다.
한 총리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고 장내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 총리는 "그렇지 않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알게 됐다"며 "항상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봉직해 왔다"고 말했다.
박수진/성선화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