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두 방울만으로도 현장에서 질병 감염 여부를 즉석 확인해주는 휴대형 질병진단기가 개발됐다.

이에 따라 각종 개인 질병을 진단하는 데 최장 1~2주일씩 기다려야 했던 불편이 사라질 전망이다.

표면처리(코팅)장비 전문업체인 케이피엠테크(대표 채창근)는 최근 포스텍 학교기업 1호인 엔에스비포스텍(대표 박준원)과 공동으로 DNA 나노칩을 활용해 조류인플루엔자 및 자궁경부암 유방암 당뇨 등 10여종의 질병을 가정이나 병원 농장 등 현장에서 1시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포터블 질병진단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채창근 대표는 "국내외에서 휴대형 질병진단기가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외 시장 판매를 위해 오는 9월께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증받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커피포트 크기(가로 30㎝,세로 30㎝,높이 40㎝)의 이 질병진단기는 엔에스비포스텍이 독자개발한 초고속 질병진단 장치인 '나노콘 슬라이드'가 장착돼 있어 실내에 설치된 고정식 진단기보다 진단속도가 훨씬 빠르고 정확성도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엔에스비 관계자는 "채취 시료를 슬라이드에 묻혀 집어넣으면 항원ㆍ항체반응과 비슷한 DNA 반응이 나타나는데,이를 진단기에 장착된 소형 컴퓨터가 곧바로 분석해 화면에 알려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나노콘 슬라이드는 머리카락 1만분의 1 굵기의 고깔 모양 질병인지체(항체 역할)를 나노코팅 기술로 미리 붙여놓은 것으로,이 인지체 끝에 시료속 질병인자(항원 역할)가 붙으면 질병에 감염된 것으로 인식하도록 돼 있다는 것.엔에스비 관계자는 "질병별로 다른 인지체를 정확한 크기와 간격에 맞춰 코팅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특히 진동에 민감해 오류가 잦았던 기존 디지털 스캐닝 분석장치를 광학식으로 바꿔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정확한 진단결과가 나오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케이피엠테크는 현재 경기도 안산에 진단기와 나노콘슬라이드 자동생산 설비를 갖춘 상태다.

엔에스비포스텍은 진단기의 국내외 판매를 맡게 된다.

채 대표는 "가격이 고정식 진단기의 10분의 1 수준인 5000만~3억원대에 불과해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내년에 3000대 정도를 국내외에 공급,질병진단기로만 최소 15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