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화폭에서 노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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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을 시각언어로 표출하는 장은경씨(60)의 개인전이 11~17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부버탈화랑 전시회 이후 6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전시 주제는 '시간 속으로의 유희'.시간과 사물의 참 존재를 독창적으로 풀어낸 1980년대 작 '흔적'을 비롯해 1990년대작 '시간의 유희',2000년대작 '시간 속의 공간' 시리즈의 내용을 한 화면에 통합시킨 근작 30여점을 내건다.
그는 경기도 양평 용문산 자락에 자리잡은 작업실에 거주하며 산과 계곡의 사계절을 비롯해 새,풀,돌,꽃 등에 깃들어 있는 시간의 흔적을 독창적인 시각으로 형상화해왔다.
별들이 손에 잡힐 듯 하늘에 박혀 있고 반딧불이가 무수히 떠다니는 산속에서 '시간'의 실체를 잡아내는 고독한 작업이다.
그가 이처럼 '시간'에 연연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과 함께 시간도 태어났습니다. 시간 위로 수많은 공간들이 오갔고,시간을 따라 마음과 마음이 이어졌습니다. 너울너울 이어지는 시간은 삶의 본질과도 관계가 있어요. 시간의 뒤안길에는 고단한 인생사가 발자국처럼 무수히 박혀 있기 때문이지요. 이념조차도 시간 속에 묶여 있거든요."
인간의 삶을 말하기 위해 시간을 채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형상을 그대로 담기도 하고 때로는 형상을 지워가기도 한다.
작품 속 새와 꽃,돌,동물의 이미지 너머로 환히 드러나는 암갈색 바탕은 삶의 여운처럼 느껴진다.
화법 역시 동·서양을 시공간적으로 이어붙였다.
화면을 절반으로 나눠 한 쪽은 한지 바탕 위에 자욱한 발묵이 빚은 형상들을 펼쳤고,다른 한쪽은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미세한 시간의 흔적들을 반추상적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질적인 기법이 한 화면에서 조화를 이룬데다 형상들 역시 살아 숨쉬고 꿈틀대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는 "동양화와 서양화를 접목해서 우주 공간 속에서 흐르는 시간의 여정을 도를 닦는 기분으로 되살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02)736-102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부버탈화랑 전시회 이후 6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전시 주제는 '시간 속으로의 유희'.시간과 사물의 참 존재를 독창적으로 풀어낸 1980년대 작 '흔적'을 비롯해 1990년대작 '시간의 유희',2000년대작 '시간 속의 공간' 시리즈의 내용을 한 화면에 통합시킨 근작 30여점을 내건다.
그는 경기도 양평 용문산 자락에 자리잡은 작업실에 거주하며 산과 계곡의 사계절을 비롯해 새,풀,돌,꽃 등에 깃들어 있는 시간의 흔적을 독창적인 시각으로 형상화해왔다.
별들이 손에 잡힐 듯 하늘에 박혀 있고 반딧불이가 무수히 떠다니는 산속에서 '시간'의 실체를 잡아내는 고독한 작업이다.
그가 이처럼 '시간'에 연연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과 함께 시간도 태어났습니다. 시간 위로 수많은 공간들이 오갔고,시간을 따라 마음과 마음이 이어졌습니다. 너울너울 이어지는 시간은 삶의 본질과도 관계가 있어요. 시간의 뒤안길에는 고단한 인생사가 발자국처럼 무수히 박혀 있기 때문이지요. 이념조차도 시간 속에 묶여 있거든요."
인간의 삶을 말하기 위해 시간을 채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형상을 그대로 담기도 하고 때로는 형상을 지워가기도 한다.
작품 속 새와 꽃,돌,동물의 이미지 너머로 환히 드러나는 암갈색 바탕은 삶의 여운처럼 느껴진다.
화법 역시 동·서양을 시공간적으로 이어붙였다.
화면을 절반으로 나눠 한 쪽은 한지 바탕 위에 자욱한 발묵이 빚은 형상들을 펼쳤고,다른 한쪽은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미세한 시간의 흔적들을 반추상적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질적인 기법이 한 화면에서 조화를 이룬데다 형상들 역시 살아 숨쉬고 꿈틀대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는 "동양화와 서양화를 접목해서 우주 공간 속에서 흐르는 시간의 여정을 도를 닦는 기분으로 되살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02)736-102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