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화장실을 못 찾아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장실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미로를 헤매는 느낌마저 든다.

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여서 찾다가 포기하고 매장 한가운데 에스컬레이터로 향하곤 한다.

백화점에서 화장실과 엘리베이터는 왜 찾기 힘들까.

이는 고객에게 상품을 최대한 노출시켜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동선을 좁고 복잡하게 만들어 고객들이 상품을 볼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백화점들의 전통적인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두고,에스컬레이터는 고객이 더 많은 상품을 볼 수 있도록 한복판에 설치한다.

대부분 백화점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2층이나 지하 1층으로 가야 한다.

단순히 화장실만 이용하려고 들른 사람들도 매장에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의도다.

백화점에 시계와 창문이 없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고객들이 시간,날씨 등을 신경쓰지 않고 쇼핑에 집중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시계.창문.1층 화장실이 없는 '3무(無) 법칙'을 깬 백화점들도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문을 연 점포들은 1층에 화장실이 있거나 잘 보이는 곳에 시계를 걸어두기도 한다.

매장 벽면 일부를 투명한 유리로 만든 곳도 있다.

설상수 현대백화점 인테리어팀장은 "고객 만족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매장 형태나 동선도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쪽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