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시장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최근 하락했던 국제 유가가 갑자기 급등했고 미국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은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출렁이는 불안정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오는 12일 정책금리 결정 회의를 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골이 동시에 깊어지는 상황을 맞아 '정책금리 동결'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값이 오르더라도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영하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경기는 나빠지고,경기를 살리기 위해 통화량을 느슨하게 풀면 물가 불안이 더 확산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4.9% 오르는 등 갈수록 불안해지는 모습이다.

경기는 11일 발표되는 '5월 고용동향'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3개월 연속 신규 일자리(전년 동월비 증가 수)가 20만개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용 위축으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물가 급등으로 주머니 사정은 더 어려워지는 '이중고'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나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6월 경제동향'이나 통계청의 '5월 소비자전망조사'도 우울한 내용이 대부분일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경기와 물가 사이에서 계속 눈치나 볼 수만은 없다.

이번에 정책금리를 동결한 뒤 2~3개월 이내에 정책금리의 방향을 선택하는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모색하고 있는 '쇠고기 해법'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미국 수출업자와 국내 수입업자들이 자율적으로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 수출(수입) 금지' 방안을 채택할 경우 그 실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쟁점이다.

이와 함께 재협상을 요구하는 야당과 시민단체들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과 관련 단체들은 이번 주에도 강도 높은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