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어린이에게 생긴 아토피성 피부염은 풀기 어려운 숙제와 같다.

부모는 성장이 부진해지고 산만해지며 쉽게 짜증내는 아이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난감해한다.

의사도 고질적인 아토피에 대한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치료 도중 좋아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악화 상태로 반전되면 당황스럽다.

지난 2월 진료실을 찾은 초등학교 5학년 손민한군은 여러 병의원에서 아토피 치료를 해봤지만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다.

손군은 1년 전부터 축구를 열심히 해왔다.

운동을 했는데도 손군의 키는 크지 않았다.

자포자기에 빠진 부모는 욕심 같아선 아토피와 작은 키를 모두 해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우선 급한 아토피만이라도 고쳐주고 싶었다.

아이가 피곤해서 일찍 자고 싶어도 가려워서 긁느라 잠을 못 이루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저몄다.

특히 손군은 축구시합 전날 합숙할 때는 더욱 심했다.

필자가 살펴 보니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위와 귓볼 주변이 제일 심한 상태였고 항상 코가 막혀 킁킁거리기 일쑤였다.

눈밑 피부가 검푸른 색으로 변해 있었고 전신 피부가 건조했으며 특히,손과 발은 심하게 거칠었다.

검사 결과 잔디 민들레 메밀 등 10가지의 꽃가루와 곰팡이가 원인이었다.

음식과는 별다른 연관관계가 없었다.

합숙 때 더 심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필자는 연교(개나리 열매)와 마치현(쇠비름)을 위주로 한 양격산화탕을 사용했다.

10일가량 호전되더니 다시 악화돼 약을 중단했다.

이후엔 광선요법(FSL:Full Spectrum Light)으로 치료했다.

이 방법은 자외선 적외선 가시광선 등 다양한 파장의 빛을 환부에 쪼여 세포의 특성에 맞게 피부를 회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자외선은 표피의 개선에 도움을 주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며,가시광선은 세포의 재생과 호르몬의 대사를 촉진시킨다.

적외선은 피부를 살균 및 소독하고 혈액흐름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3개월간 광선요법으로 치료를 했더니 손군은 점차 호전됐고 다시 한약치료를 병행한 결과 비염에 의한 코 막힘이 거의 사라졌으며 키도 2㎝나 자랐다.

피부에 윤기가 돌아오자 아이의 성격은 밝아졌다.

짜증을 덜 내고 항상 웃는 얼굴로 변해갔다.

필자가 보기에 키 작은 아이들이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천식 또는 비염 등에 더 많이 걸리는 것 같다.

아토피에 걸리면 키가 잘 자라지 않는 데다 부모 중 한명이 아토피 환자일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나 되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나 짐작해볼 뿐이다.

여기에 새집증후군으로 대표되는 환경호르몬,기름진 고열량 인스턴트식품,생체질서를 교란하는 식품첨가물,집먼지진드기 및 미세먼지,곰팡이나 애완동물의 털,우유 및 치즈,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아토피가 촉발되거나 악화되는 것 같다.

따라서 아무리 고질적인 아토피라 해도 원인을 찾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다 보면 치유가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