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키위야말로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 품목이죠.제스프리는 1997년 설립 후 10년 만에 연간 8억달러어치의 키위를 수출해 전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키위 단일 브랜드인 제스프리의 글로벌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토니 노웰 제스프리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55)의 말이다.

세계를 상대로 한 수출 품목이 없던 뉴질랜드 정부는 1970년대 이후 정보기술(IT),바이오산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하다 1980년대 들어 키위가 다른 나라 제품보다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자 이 분야를 집중 특화산업으로 발전시켜 세계 최대 수출 국가로 도약했다.

"성공 배경에는 정부보다 민간이 주도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킨 게 주효했습니다.

제스프리의 주주는 키위 재배자들로만 구성돼 있습니다.

키위 농가가 주식 수익과 키위 판매를 통해 돈을 벌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키위 사업을 진행합니다."

1980년대 농산품에 대한 보조금 철폐로 농업 인구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1990년대 들어 키위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영농조합을 결성,수출 창구를 단일화하고 공동 연구와 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수출 확대시에는 상대국과의 관계도 신중하게 고려했다.

"제스프리는 뉴질랜드의 키위 생산철인 5~10월에만 한국에서 키위를 유통시킵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한국산 키위가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웰 사장은 또 "한국 농가들도 FTA(자유무역협정)로 힘겨울 것이지만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농산품을 육성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조언했다.

타우랑가(뉴질랜드)=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