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내놓은 '고유가 민생대책'의 핵심은 유가 환급금 제도다.

국내에선 처음 도입되는 이번 대책으로 2007년 총급여액이 3600만원 이하인 근로자 980만명과 종합소득금액 2400만원 이하인 자영업자 400만명이 최대 24만원씩 지급받게 된다.

전체 근로자의 78%,자영업자의 87%에 달한다.

정부는 과세 대상 최소 소득에도 못 미쳐 세금이 아예 부과되지 않는 저소득 근로자들에게도 이번에 도입한 유가 환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의 경우 총급여액이 각각 3000만원을 밑도는 경우 최대 48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적용기준이 세전 연봉인 만큼 대기업 신입사원들도 혜택을 일부 받을 수 있다.

◆왜 유가 환급금인가

정부가 도입한 유가 환급금 제도는 세금환급(Tax Rebate) 방안의 하나이다.

세금 환급에는 정상 납부 후 감세 등을 통해 환급하는 방식과 최근 미국의 경우처럼 실제 납부한 세액이 없더라도 지원해주는 방안 등이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도입되는 유가 환급금 제도는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 세금납부 여부에 관계없이 돈을 지급받는 것이다.

2005년을 기준으로 근로소득자(상용+임시)는 1297만3000명인데,이들의 52.9%에 해당하는 686만6000명의 면세자에게도 연 24만원의 유가 환급금이 지급된다.

이 때문에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절반만 세금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자에게 세금을 환급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80만명 6만~24만원씩 지급

정부 대책에 따르면 근로자의 경우 각종 공제를 차감하기 이전 금액인 총급여(연봉)가 3600만원 이하인 경우 유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기준은 2007년 총급여액이다.

이에 따라 연봉이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 900만명은 연간 24만원을 받게 된다.

정부는 3000만∼3600만원 이하 근로자 80만명에겐 소득에 따라 3개 구간으로 나눠 유가 환급금을 주기로 했다.

종합소득금액이 2400만원 이하인 400만명의 자영업자들도 유가 환급금을 받게 됐다.

각종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한 종합소득금액이 2000만원 이하인 자영업자 390만명에게 24만원이 지급되며,2000만∼2400만원인 10만명에겐 3개 구간으로 나눠 18만원,12만원,6만원을 각각 돌려준다.

그러나 유가보조금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는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2008년 연간소득 수준은 9월께 최종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환급금 지급을 위해 2007년 소득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영업자는 유류비 감가상각비 수선비 등 차량 운영비를 전액 경비로 인정받고 있어 기준 금액을 근로자에 비해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10월부터 계좌로 입금

정부는 유가 환급금을 6개월분씩 2회로 나눠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유가 환급금은 원천징수의무자인 회사가 관할 세무서에 일괄 신청하게 된다.

신청서엔 근로자명,주민등록번호,2007년 총급여액,계좌번호,이메일 주소,연락처 등을 기재해야 한다.

회사가 올 하반기분을 9월에 신청하면 10월에 계좌이체를 통해 근로자에게 환급금이 지급된다.

내년 상반기분은 내년 3월에 신청해 4월에 지급받는다.

근로자가 원할 경우 올해 10월부터 매달 2만원씩 수령할 수도 있다.

자영업자들은 올해 11월과 내년 5월 두 차례 관할 세무서에 개별적으로 신청하면 각각 12월과 6월에 계좌이체를 통해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환급대상자 가운데 계좌 개설이 곤란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경우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도 있다.

정부는 유가 환급금 도입이 민생대책인 만큼 세금을 체납하고 있더라도 환급금을 지급키로 했다.

환급금은 체납세액 변제에 충당할 수 없고 압류할 수도 없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분 신청 기간에 신청하지 못하더라도 내년 상반기분 신청기간에 신청하면 1년치를 모두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