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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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원 < 프로바둑기사·방송인 myung0710@naver.com >
내 책상은 언제나 어질러져 있다.읽고 있는 각종 책들,바둑 중계방송과 라디오 방송에 활용할 자료들,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뽑아 놓은 인쇄물들까지….책상 위에는 이런 것들로 가득하다.
물론 잘 어지르는 사람들의 변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무질서해 보여도 책상에는 나만의 질서가 있기에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
언젠가 회사에서 사람을 줄일 때 1순위 해당자가 '책상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어질러져 있는 책상을 보고 있는 나로서는 회사를 다니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그러나 회사를 다녔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물건들을 잘 정리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책상 위의 세균 번식 정도가 화장실과 비슷하다는 기사를 읽은 적도 있다.나는 이 기사를 보고 난 후 책상 정리와 청소 횟수를 늘렸다.
나는 어릴 때부터 유독 책상 위를 어지럽혔다.이유는 이랬다.바둑 공부를 해야 하니 보던 바둑책이 책갈피로 표시된 채 놓여 있고,바둑이 아닌 다른 책을 읽는 것도 좋아했으니 그 책도 당연히 책상 위에 있어야 했다.숙제도 해야 하므로 필요한 책과 참고자료들도 함께 책상 위에 있으니 당연히 어지럽혀질 수밖에.어차피 계속 볼 책이므로 굳이 책장에 꽂았다 다시 꺼내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
아무튼 오랫동안 어지르고 치우기를 반복하며 살던 내게 책상 위 세균 번식 기사는 충격이었다.빨래도 삶을 수 있는 것은 전부 삶아버리는 세탁의 쾌적함을 좋아하는 나.어떻게 보면 책상 위 어지름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책상이 화장실 변기와 세균 정도가 비슷하다는 기사는 충격과 공포로 느껴질 정도였다.그나마 책상에서 음식을 먹지 않아 신문기사의 실험 조건이었던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들이 없음에 위안했다.
이후 책상 정리를 할 때마다 세균 잡는 액체 분무기로 책상을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생각해보면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책상이다.그곳은 완벽하게 내 공간이다.
내가 만든 질서와 무질서를 넘나드는 곳,나의 지식이 자라나는 곳,지식과 함께 지혜도 늘어가길 바라는 곳,앉았을 때 가장 편안한 곳이 책상이다.
책상을 자주 어지르고,매일 깨끗하게 닦지도 못하지만 책상 위 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 마음만은 책상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내 책상은 언제나 어질러져 있다.읽고 있는 각종 책들,바둑 중계방송과 라디오 방송에 활용할 자료들,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뽑아 놓은 인쇄물들까지….책상 위에는 이런 것들로 가득하다.
물론 잘 어지르는 사람들의 변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무질서해 보여도 책상에는 나만의 질서가 있기에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
언젠가 회사에서 사람을 줄일 때 1순위 해당자가 '책상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어질러져 있는 책상을 보고 있는 나로서는 회사를 다니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그러나 회사를 다녔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물건들을 잘 정리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책상 위의 세균 번식 정도가 화장실과 비슷하다는 기사를 읽은 적도 있다.나는 이 기사를 보고 난 후 책상 정리와 청소 횟수를 늘렸다.
나는 어릴 때부터 유독 책상 위를 어지럽혔다.이유는 이랬다.바둑 공부를 해야 하니 보던 바둑책이 책갈피로 표시된 채 놓여 있고,바둑이 아닌 다른 책을 읽는 것도 좋아했으니 그 책도 당연히 책상 위에 있어야 했다.숙제도 해야 하므로 필요한 책과 참고자료들도 함께 책상 위에 있으니 당연히 어지럽혀질 수밖에.어차피 계속 볼 책이므로 굳이 책장에 꽂았다 다시 꺼내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
아무튼 오랫동안 어지르고 치우기를 반복하며 살던 내게 책상 위 세균 번식 기사는 충격이었다.빨래도 삶을 수 있는 것은 전부 삶아버리는 세탁의 쾌적함을 좋아하는 나.어떻게 보면 책상 위 어지름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책상이 화장실 변기와 세균 정도가 비슷하다는 기사는 충격과 공포로 느껴질 정도였다.그나마 책상에서 음식을 먹지 않아 신문기사의 실험 조건이었던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들이 없음에 위안했다.
이후 책상 정리를 할 때마다 세균 잡는 액체 분무기로 책상을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생각해보면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책상이다.그곳은 완벽하게 내 공간이다.
내가 만든 질서와 무질서를 넘나드는 곳,나의 지식이 자라나는 곳,지식과 함께 지혜도 늘어가길 바라는 곳,앉았을 때 가장 편안한 곳이 책상이다.
책상을 자주 어지르고,매일 깨끗하게 닦지도 못하지만 책상 위 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 마음만은 책상이 알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