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은 지난 3월 법원에서 회생절차가 종결돼 정상화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수개월을 마음 졸여야 했다.

2007년 10월에 내려진 회생계획 인가 결정에 대해 일부 개인주주들이 고등법원에 항고한 뒤 대법원에 다시 재항고했기 때문.동아건설은 고등법원에서 각하 결정이 나기까지 한 달을 기다리고도 대법원에서 재항고 기각 결정이 나기까지 또 석 달을 기다려야 했다.

관련 사건을 담당한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예전 같으면 고법에서 결정이 나면 회생절차가 모두 종결됐지만 재항고 제도 도입으로 회생에 소요되는 기간이 늘고 있다"며 "법원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해 회사를 빨리 정상화시키고 싶어하는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통합도산법 도입에 따라 회생계획 인가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이 특별항고에서 재항고로 바뀌면서 회생 종결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특별항고란 항고 등에 대한 항소심 결정이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재차 불복하는 제도다.

따라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고법 결정만으로 회생절차가 사실상 확정된다.

하지만 통합도산법 도입으로 문제가 생겼다.

항고에 대한 불복 방식으로 특별항고 대신 재항고 제도가 도입된 것.재항고를 제기하면 대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 회생계획은 미확정 상태에 놓인다.

따라서 대법원 결정 기간 동안 회생계획의 최종 결정이 늦춰지는 것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임치용 변호사는 "회생절차 종결이 늦어지면 기업 인수인은 사실상 사주임에도 관리인을 두고 법원의 감독을 받는 등 불완전한 경영권을 가진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며 "더구나 기업 인수자 측은 대부분 외부 자금을 조달해 인수.합병(M&A)에 나서기 때문에 하루라도 회생절차가 늦춰지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