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꺽은 '테니스화' 이젠 나이키에 도전장

"국내 테니스화 시장에서는 일본 브랜드를 제쳤습니다. 이젠 배드민턴화,마라톤화,탁구화에서도 해외 브랜드를 누르고 신발왕국의 명예를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학산(대표 이원목·사진)은 국내 테니스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신감으로 '신발과 최첨단 의류를 접목한 제2의 창업시대'를 열어가겠다고 11일 선언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부산의 신발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기업.1994년부터 '빛으로'라는 한국어를 활용한 '비트로(VITRO)' 자체 브랜드로 고기능성 스포츠 신발과 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약 70%가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이지만 이를 3년 안에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고기능성 신발과 의류에서 자체 브랜드의 비중을 대폭 높일 방침이다.

'비트로'는 테니스와 배드민턴 동호인들,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해외 브랜드를 뛰어넘은 명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97년 첫 도전장을 던진 비트로 테니스화는 출시 7년 만인 2004년부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40% 선.2000년 선보인 배드민턴 의류분야에선 이미 일본 브랜드를 물리쳤다.

배드민턴화는 점유율 30% 선으로 일본 업체와 박빙의 차로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학산은 작년엔 탁구화를 출시,시장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마라톤화를 만든다는 각오로 한국신발피혁연구소와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비트로' 상표를 단 배구화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학산의 최대 무기는 '품질'.스포츠용품 시장에서 고가의 기능성 제품이 장래가 있다고 판단한 이원목 대표는 테니스화와 배드민턴화 시장에 뛰어들면서 '고급'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좋은 원단소재와 기술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세계 어느 곳이든지 달려갔다.

학산이 만드는 스포츠화는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 브랜드보다 비싸다.

아웃솔(신발 밑창)의 경우 쉽게 닳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술력인데 이미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내마모성 기준을 2~3배 이상 훨씬 뛰어넘었다.

체계적인 아웃소싱도 학산의 장점으로 꼽힌다.

충분한 연구 시설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본사는 디자인과 제품 개발에만 매달린다.

제품은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나눠 생산하고 있다.

학산이 최근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운동이나 일,여행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비트로 하이브리드 라이프&트래블' 브랜드 마케팅이다.

'하이브리드 라이프와 트래블' 사업을 위해 다양한 제품군 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학산은 비트로를 '명품 스포츠 브랜드'로 만들어 일단 국내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 50여곳으로 확대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내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칭다오,베트남,인도네시아 등지에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으로 학산은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 381억원에서 500억원대로 늘렸다.

5년 후 목표는 2000억원대로 잡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