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예정된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시작도 되기 전에 전국의 주요 항만과 컨테이너기지들은 화물적체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9일부터 평택 등 화물연대 일부 지부들이 화물운송 거부에 돌입함에 따라 물류난이 인근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될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현재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는 1만2000여대.이 중 33%인 4010여대가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 여파로 수출입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부산항과 광양항 등은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점차 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광양항과 함께 국내 해운물동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부산 감만부두의 야적장.12m 높이로 쌓인 컨테이너 화물들이 야적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앞두고 수출입 화물이 몰리면서 야적장엔 빈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부두 직원용 주차장,도로 등 부두 공유시설에도 어김없이 컨테이너들이 5단 높이로 높다랗게 올라갔다.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인 대한통운의 부두 화물장치율은 무려 95%.화물을 쌓을 수 있는 가용공간이 불과 5%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회사 관계자는 "야적장이 포화상태여서 파업이 시작되면 2일 만에 부두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감만부두 바로 옆에 위치한 신선대부두의 야적장의 장치율도 평소보다 20%포인트 높은 85% 선까지 올랐다.

신선대부두 운영회사인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측은 임직원과 입주업체들의 주차장을 비워 임시로 야적장으로 활용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간 전남 광양시 도이동 광양컨테이너부두.화물연대 전남지부가 12일 전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광양항의 컨테이너 하역 작업은 이날 사실상 중단됐다.

지부 측은 11일 광양항으로 들어온 컨테이너 화물차들이 오후부터 운송 거부에 돌입했으며 12일 오전 0시를 기해 전남 지역의 모든 화물차가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부 측은 광양항의 컨테이너 화물차 약 380대를 비롯해 총 1200여대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청 관계자는 "파업이 시작되면 물동량이 60∼7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화물연대 소속 차주들도 화물연대에 속속 가입해 앞으로 물동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광양항 마린센터 4층에 설치된 유관기관 비상대책반 이호훈 팀장(여수해양항만청)은 "대책회의를 열어 철도증편,군용컨테이너차량 배치 등의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업 이틀째인 전북 군산항은 하루 4만~5만t의 화물반출입량이 이틀째 10%대로 뚝 떨어졌다.

특히 군산항 하역사인 한솔CNS는 운영차량 40~50대가 모두 외주차량이어서 원목 등의 화물을 처리하지 못한 채 완전히 발이 묶였다.

또 한진과 대한통운 등도 평소보다 화물처리량이 10%대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평택항과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등 수도권 물류거점에서도 화물적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운송 거부가 사흘째 진행 중인 평택항에는 정차된 화물차 100여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부두에 하역된 일부 컨테이너화물이 야적장에 점차 놓게 쌓여가고 있다.

현재 적치율은 평소 기준인 컨테이너 적재 3단 기준으로 이미 100%를 넘어섰고 5단 기준으로 70%에 달하고 있다.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는 이날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조합원 50여명이 모여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선전전을 펼쳤다.

1300여대의 화물차가 소속된 서울경기지부는 총파업이 개시되면 조합원 전원이 이곳으로 집결할 계획이어서 파업 순간부터 이 일대 교통은 마비될 전망이다.

광양=최성국/부산=김태현/의왕=김인완/평택=백창현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