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전자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한국 총판(빌트인사업)을 담당하는 오디코프가 환경ㆍ에너지 관련 제조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수출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추진 중인 바이오에탄올 공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석유 메이저 업체인 엑슨모빌 출신 최규호 회장(49)은 회사를 인수한 지 3년째인 올해 매출액 464억원에 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로 전환한 뒤 내년에는 매출을 1000억원대로 2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 회장은 11일 "인도네시아 바이오에탄올 공장을 내달 착공하는 데 이어 8월 말부터는 일본 세븐일레븐에 수출키로 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일본에 수출키로 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모두 262억원어치로,작년 전체 매출(216억원)을 넘는다.

그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일본의 다른 대형 편의점과도 수출계약을 앞뒀다"며 "일렉트로룩스 브랜드로 일본 외 세계시장에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이 처리기의 원천 기술은 오디코프와 골드만삭스가 공동 경영하는 씨에스엠(CSM)이 갖고 있다.

최 회장은 또 3년 전부터 추진해왔던 인도네시아 바이오에탄올 사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정부기관의 자금 지원을 받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오디코프는 인도네시아 람풍주에 바이오에탄올의 원료인 카사바농장(21만㏊ 규모)을 확보하고 있으며,올해 수확량 중 10만t(1800만달러)을 중국 회사에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최 회장은 LG상사(당시 럭키금성상사)를 거쳐 엑슨모빌 아시아매니저로 활동하던 1990년 CSM을 설립했다.

그는 이후 미국 텍사코 한국대표와 텍사코아시아첨가제부문 사장으로 재임하던 1996년에는 CSM을 통해 자동차 연료첨가제의 원조격인 '불스원샷'을 제조,당시 옥시를 통해 국내에 판매,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2006년 자신의 CSM 지분 가운데 45%를 518억원에 골드만삭스에 매각하고 오디코프를 인수했다.

최 회장은 또 CSM이 개발한 '엑슬란'이란 새 연료첨가제를 오디코프를 통해 판매키로 하고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사업성과 가시화가 지연돼 주가가 부진했지만 사업계획을 고려하면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며 "전체 주식의 2∼4%가량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