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자산운용사들이 단기 수익률이 뛰어난 특정 펀드만 집중 홍보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공인재무분석사(CFA) 한국협회 주최로 열린 '깁스(GIPS)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신뢰성 있는 평가기준이 없어 자산운용사마다 단기 수익률이 뛰어난 1~2개 대표 펀드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펀드 평가가 개별펀드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평가기간도 짧아 자산운용사의 전반적인 운용능력과 장기실적을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GIPS가 도입되면 펀드유형별로 운용사의 운용능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펀드 간 또는 운용사 간 실적을 효율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GIPS란 미국투자관리연구협회(AIMR)가 만든 자산운용 성과공시에 관한 국제기준이다.

세계적으로 펀드를 포함한 간접투자상품 수익률 공시에 통용되고 있으며,현재 국내에서도 국민연금 등 여러 기관이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 부위원장은 "GIPS는 운용전략이 동일한 펀드그룹별로 성과를 공시해 자산운용사의 운용능력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투자펀드 선택의 길이 열리고,단기 수익률이 뛰어난 특정 펀드만 홍보하던 자산운용사들의 마케팅 행태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현재 민간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GIPS 도입 논의는 정부 금융정책과 방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펀드실적 비교가 국제적으로 가능해지고 해외투자자들의 국내 펀드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간 공정경쟁 촉진과 투자성과 계산 등의 주변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또 국제증권업협회협의회(ICSA) 국제세미나 기조연설에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외환시장 선진화와 국채시장 전문화가 필요하며 국채시장 규모가 더 커지기 전에 전담부서를 만들어 국가부채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