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1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최고경영자(CEO)에게 주어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인 만큼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150여석의 자리는 행사 한 시간 전부터 가득 메워졌고 축하객들은 수상자의 이력을 소개한 한국경제신문을 읽어보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회장님 사진이 실제보다 훨씬 잘 나왔네"라는 가벼운 농담도 직원들 사이에 오갔다.

오전 10시반.창업경영인 부문과 전문경영인 부문에서 각각 상을 받는 최평규 S&T그룹 회장과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행사장에 입장하자 박수가 터졌다.

미리 행사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미소로 수상자들을 맞았다.

최 회장의 가족 중에는 팔순의 노모도 참석해 아들을 대견스럽게 맞았다.

시상식에는 홍완기 홍진HJC 회장,서두칠 동원시스템즈 부회장,신윤식 정보환경연구원 이사장,정규수 삼우EMC 사장,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등 '선배 수상자'들도 함께 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만든 '수원성'을 본따 만든 다산경영상 트로피가 수상자들에게 주어진 뒤 류동길 다산경영상 심사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씨를 예로 들며 심사평을 대신했다.

"이소연씨의 우주여행을 두고 너무 많은 돈을 들였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국 청소년들에게 심어준 꿈은 그 값을 따지기 힘들 정도로 가치가 큽니다.

오늘 수상자들은 젊은이들에게 기업가의 모범을 보여주셨기에 이 상을 드립니다.

" 류 교수는 심사평 말미에 "과거있는 남자는 용서해도 미래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농담으로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 회장과 김 사장이 항상 미래를 생각하는 CEO라는 점을 유머로 강조한 것이다.

수상 소감을 전하는 순서에서 김 사장은 '인재육성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직원이 회사의 전부"라며 "우수인재를 확보해 키우는 것이 CEO의 최대 사명"이라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최 회장은 별도의 원고 없이 즉석에서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연설문을 따로 준비하긴 했는데 김 사장님의 수상 소감을 듣고 주머니에 다시 넣어 버렸다"며 "하고자 했던 말을 김 사장님이 모두 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 그는 1979년 27세의 나이로 회사를 세우면서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구수한 사투리에 담아 풀어 나갔다.

담보에만 매달리는 은행의 대출관행을 도마 위에 올렸고,미국에서 기계를 처음 들여올 때 먹었던 돼지국밥 얘기도 곁들였다.

수상 소감이 끝난 뒤엔 역대 수상자 대표로 홍완기 홍진 HJC 회장이 건배 제의를 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기본철학인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인용,홍 회장이 '실사'를 외치고 참석자들이 '구시'로 화답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수상자 가족들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집에서는 빵점이시죠?"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김 사장의 부인인 김혜숙씨는 "바쁜 와중에서도 명절을 챙기고 가족과 여행을 가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자상한 가장"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부인인 이정숙씨는 "외국에 나가 있는 자식들을 항상 걱정하는 따뜻한 아버지"라고 평가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