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으로 불러주세요" … 민유성 산은 총재 공식업무 시작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54)가 11일 정부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민 총재는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에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대신 수여하는 임명장을 받았고 12일 산은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민 총재는 "이제부터는 산은 총재가 아니라 산은 행장으로 불러달라"며 무엇보다 산은의 민영화 의지를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민 총재가 내정된 이후 본부 단위로 사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강조한 첫 번째가 은행장이라는 호칭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총재라는 호칭은 산은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법에 따라 유지되어야 하지만 민 총재는 과거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영화 의지를 다지기 위해 즉각 바꿔 부르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민 총재의 요청에 부응,임원들의 명함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총재는 수석부행장으로,9명의 이사 및 이사대우들은 모두 부행장으로 명함을 다시 새기고 있다.

민 총재는 취임식 및 임직원들과의 상견례를 마치자마자 다음 주 18일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지에서 진행되는 산업은행 투자설명회(로드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현지 기관투자가들을 직접 만나 정부의 민영화 방안과 산은의 투자은행 변모 노력 등을 직접 설명한다.

민 총재는 "모건스탠리 살로먼스미스바니 리먼브러더스 등 외국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귄 외국 금융인이 적지 않다"며 "이들과 격의없이 얘기를 나눠 정부의 생각을 이해시키는 한편 이들의 충고도 경청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행보가 반드시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당장 출근 저지에 나선 노조를 장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민영화 발표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산은의 신용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민 총재의 과제다.

더불어 지주회사 체제로의 순조로운 전환,차질 없는 민영화 준비,세계적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틀 마련,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기업의 주인 찾아주기 등도 모두 민 총재가 해야 할 일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