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최고급 승용차 S80 D5는 볼보 특유의 안정감 있는 디자인에 디젤엔진의 힘이 더해진 차량이다.

외형에선 유리창을 중심으로 차량 아래쪽은 두껍고 커다란 사각형에 가까운 반면 그 위의 유리창과 지붕은 반원 형태의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는 게 두드러진다.

기본적으로 볼보 특유의 안정감 있는 골격을 유지하면서 곡선이 많이 들어가는 최근 자동차 디자인의 추세도 반영한 모습이다.

트렁크 덮개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고 범퍼가 약간 높아 보이는 뒷모습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고 소박하다.

이 역시 볼보만의 특징이다.

화려한 맛이 없는 대신 사용하기 편리하고 실용적이다.

예를 들어 냉난방 장치를 조절하는 버튼에는 사람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바람이 나오는 방향과 각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이 차에 실린 배기량 2400cc급 터보 디젤엔진은 185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순간가속력의 단위)를 발휘한다.

주행 특성은 중후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엔진의 반응이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바닥에 깔리는 듯 묵직하게 나아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초반 가속은 더딘 편이지만 어느 정도 가속이 되고 나면 디젤엔진 특유의 힘이 발휘되면서 손쉽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9.0초로 다른 동급 모델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앞서가던 차를 추월할 때 디젤엔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엔진 회전 수가 낮을 때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소음은 출발 직후와 시속 100㎞ 이상의 고속으로 달릴 때 다소 크게 들렸다.

그러나 디젤엔진 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정제되지 않은 소리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경유값이 많이 오르기는 했어도 준중형차에 버금가는 13.0㎞/ℓ의 연비는 여전히 S80 D5의 강점 중 하나다.

사각지대에 있는 물체를 감지해 알려주는 사각지대 정보시스템인 BLIS와 경추 보호장치 등 볼보만의 안전 장치도 모두 갖추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