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의 적격 국내 기관투자가(QDII) 투자 대상국에 한국이 포함되고,국내 금융회사들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획득하게 되면 우리 증시에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당장 2~3년 안에 들어올 차이나머니는 6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 금융사들이 중국 A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중국 펀드는 물론 국채.지수 선물 등에 대한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지고 중국펀드의 포트폴리오도 훨씬 다양해져 투자 패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中 은행,대체투자처 한국 주목

중국 은행들은 그동안 미국 영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5개국에만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주로 미국과 홍콩에 투자해 왔다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다.

게다가 중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최고치인 5903.26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3000선마저 무너질 지경이다.

이처럼 국내외 투자실적이 나빠진 상황에서 중국 은행들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버티고 있는 한국 증시가 대체투자처로 매력적이다.

또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국부펀드인 중국외환투자공사(CIC)와 QDII를 통해 해외 투자를 확대해 왔다.

현재 중국 정부가 QDII로 승인한 은행은 22개로 총 161억달러의 투자한도가 설정돼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차이나 달러의 국내 증시 투자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쯤 국내 증시로 유입 가능한 차이나 달러의 잠재 규모는 약 69억달러(약 6조3000억원)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중국과 국내 증시의 연동성이 커지고 중국 경제가 불안해지면 중국 투자자의 자금 회수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중국 공공 부문 자금은 전략적 차원에서 지분이 취약한 일부 기업의 경영권을 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국 시장 투자는 5월 말 현재 총 534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3912억원,코스닥시장 671억원,채권시장 764억원 등이다.

외국인 전체 투자액(약 300조원)에 비하면 1.8% 정도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국내 외국인투자자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보유 잔액은 각각 160조원,38조원에 이르지만 상위 6~10위권 보유 국가는 7조~8조원에 불과하다"며 "차이나 달러는 국내 주식의 10위권 보유국으로 외국인투자자 다변화와 투자심리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사,중국 투자 본격화

현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QFII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한화투신운용 등 10개사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외국계인 푸르덴셜자산운용이 지난 4월 최초로 이 자격을 취득했다.

대우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은 자격을 취득할 경우 중국 A주에 투자하는 랩어카운드를 출시하거나 자기자본투자(PI) 차원에서 직접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A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중국 투자 펀드들은 'PCA차이나드래곤A셰어''한화꿈에그린차이나' 등 일부 펀드를 제외하곤 A주 대신 외국인 투자가 가능한 B주나 홍콩 H주에 주로 투자했다.

오재열 한국투자증권 중화시장분석팀장은 "상하이종합지수가 고점 대비 50%나 폭락해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이라며 "중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고 A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출시될 경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