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한 가운데 시중 유동성마저 넘쳐나 물가 불안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본원 통화는 그리 많이 늘지 않았는데도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을 늘려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광의통화(M2)는 1339조4000억원(평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9% 증가했다.

이는 1999년 6월(16.1%) 이후 8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광의통화 증가율은 올 들어 1월 12.5%,2월 13.4%,3월 13.9%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광의통화란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에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과 금융채,시장형 상품,실적배당형 상품 등을 포함한 것으로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03~2006년에 광의통화 증가율이 연평균 4~8%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증가율이 14%대에 달한다는 것은 최근 시중에 돈이 넘쳐난다는 의미다.

최근 유동성이 급증한 것은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 대출이나 가계 대출을 크게 늘린 때문이라는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은의 화폐발행액과 은행 등 금융회사가 한은에 예치한 예금지급준비금을 합친 본원 통화는 지난 4월 50조6836억원(평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6.7%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금융회사의 기업 대출은 4월 중 659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9% 증가했다.

이 기간 가계 대출도 574조7955억원으로 8.6% 늘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