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된 닐 마샬 감독의 '디센트'는 공포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 걸작으로 꼽혔다.

지하동굴에 갇힌 여자들이 괴생명체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천재감독'으로 불리는 닐 마샬이 이번에는 더 강력한 여전사를 탄생시켰다.

오는 19일 개봉되는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의 주인공 이든 싱클레어(론다 미트라)는 총과 칼뿐만 아니라 육탄전까지 불사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는 여전사이면서도 은근한 섹시함으로 남성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론다 미타라는 딴 생각(?)을 전혀 못 하게 만든다.

냉정하고 고집 센 이 여군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차갑고 거칠다.

이 영화는 단순히 '보여주기'에 그치지도 않는다.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발생으로 25년간 격리됐던 위험 지역을 찾아들어가는 이든 싱클레어는 아픈 상처를 지닌 캐릭터.어린 시절 바이러스 때문에 혼자가 된 뒤 살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던 그에게 바이러스 치료제를 찾는 것은 임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영화에는 사람을 태우고 인육을 먹는 장면까지 나오지만 태우는 장면은 국내 검열에서 삭제됐다.

어차피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너무 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어설픈 액션에 질려 뭔가 화끈한 것을 보고 싶다면 과감히 선택해볼 만한 영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