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개혁.개방 정책의 총 설계사 본 반 키에트 전 총리(사진)가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

호찌민시 당서기를 지낸 그는 1986년 베트남의 옛 소련식 계획경제를 대체하기 시작한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 모이(Doi Moi)의 밑그림을 그렸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총리를 지낼 때 아시아와 유럽을 돌며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닫혔던 베트남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대 관계였던 나라들과의 관계 복원에도 성공했다.

베트콩(베트남 반군)으로 활약했던 그는 첫 번째 부인과 자녀들을 미군의 폭격으로 잃기도 했지만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복원시켰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가 베트남을 여러 차례 방문,조언을 한 것도 그의 실용주의를 엿보게 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