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들이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성화 대학원으로 변신하거나 학부수준에서 프리로스쿨(pre-lawschool) 과정 도입,공무원 시험 준비 최적화 등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

로스쿨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국민대는 기존 법무대학원을 로스쿨에 준하는 전문대학원으로 육성키로 하고 금융법 전문 과정인 'LEPIP금융법전공' 과정을 2008년 2학기부터 개설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민대는 이 과정을 기업경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형 수업'으로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금융전문가를 대거 강사로 영입했다.

김정수 증권선물거래소 이사,김호진 경남은행 부행장,동영철 한국 IBM 상무 등 4학기 동안 8명의 '현장 전문가'가 보험법특수연구,회사거래와 조세,전자거래금융연구 등 금융법 과목을 가르치게 된다.

봉욱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등 현직 법조인도 학기 중 특강을 실시한다.

남유선 국민대 교수는 "변호사 자격증 획득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법학교육이 필요한 전문가가 많다"며 "로스쿨에 맞먹는 법학교육과정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은 학부에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구 계명대는 기존 법학과 커리큘럼을 경찰직 등 공무원 시험과목에 적합한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사법고시보다는 공무원 시험에 적합한 객관식 문제풀이 형식의 과목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대전 배재대도 현 법대를 공공부문,기업부문 등 두 개 전공으로 나눠 특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부문은 7,9급 공무원 시험을 비롯해 소방직 등 공직 시험이나 자격증 취득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기업부문은 법률 소양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는 일반 기업체나 공기업 등의 취업에 대비하는 전공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프리로스쿨'을 도입해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우수 학생을 유치하려는 대학도 있다.

대전대는 언어이해,추리논증,논술 등으로 구성된 법학적성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철학과 등과 연계해 교과과정을 조정키로 했다.

오진우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