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ㆍ하나銀 고금리대출 판매 나서…

금융위원회가 최근 시중은행들에 자회사 대출 상품 판매 대행을 허용함에 따라 우리은행이 오는 19일부터 900여개 전 영업점에서 우리파이낸셜의 '우리모두론'(연 7~39%)을 판매하고 하나은행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하나캐피탈의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자회사 고금리 대출 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은행 계열사가 아닌 여신 전문 금융회사와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은 신용도가 낮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은행에서 정상적으로 거래하기는 어렵지만 대부업계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등급으로 평가되는 4~7급(10등급 기준)의 고객군을 시중은행들이 흡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여신 전문 금융회사 고객의 69.3%,저축은행 고객의 39.1%가 4~7급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데,이들이 고스란히 은행으로 넘어갈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여신 전문 금융회사,대부업체들은 고객군이 대부분 중첩돼 있는데 은행 계열 여신 전문 금융회사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면 고객들이 시중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저축은행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파이낸셜의 지점이 12개에서 900개로 늘어나는 셈인데 비은행권의 여신 전문 금융회사 입장에서 보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