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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당분간 '복지부동'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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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에서 기대했던 금리 인상 시그널은 없었다."(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이성태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에 대해 채권시장은 대체로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물가 불안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자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때 고개를 들었으나 이 총재의 입에서는 이에 대한 어떤 시그널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채권금리(3년 만기 국고채 기준)는 오전 한때 금리 인상 우려로 0.1%포인트 이상 급등했으나 이 총재 간담회 이후 0.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강보합(0.01%포인트 상승)으로 마감했다.

    ◆경기보다 물가가 더 걱정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경기는 몇 달 전에 봤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물가는 국제 원자재 시장이 워낙 다르게 움직여 (예상보다)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는 둔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럭저럭 버틸 만한 데 반해 물가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발등의 불'이 됐다는 것이다.

    한은도 이날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최근과 같은 고유가ㆍ고환율 여건 하에서는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성장의 하방 리스크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성장의 하방 리스크보다 크다'는 표현을 '금리 인상 시사'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물가를 압박할 잠재요소들이 좀 더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지 통화정책 방향에 어느 한 쪽이 더 비중이 크다거나 작다는 뜻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것.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물가 불안에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막상 금리 인상과 같은 구체적인 액션에 나설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물가 걱정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대한 이 총재의 우려는 '한은이 물가 불안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신호를 내보내는 것일 뿐 실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금리 인하도 없을 듯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 인하 쪽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 4.9%(전년 동월 대비)에 달한 데다 6~7월에는 이보다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내리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돼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도 "최근 물가 상승은 원가 상승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물가 불안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가 지난 4~5월 경기 하강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데 반해 이번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금은 경기와 물가가 모두 불안한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중립적 스탠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희미하게나마 살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비치고 있다.

    이 총재가 "경기는 성장률이 점점 낮아지고 언제 반등할지 확실하지 않은 반면 물가는 최근 누적된 상승 요인이 경제에 흡수되면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서철수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은 금리 인하가 힘들겠지만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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