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를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정부 예산 4조1000억원을 포함해 총 19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석유공사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생산유전과 석유개발 기업을 인수,생산량을 현재보다 6배로 늘릴 방침이다.

2012년 이후에는 석유공사의 기업공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석유공사 자체 대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 60위 에너지기업으로

정부가 석유공사의 자체 대형화를 추진키로 한 것은 해외 생산유전이나 석유개발 관련 기업 M&A(인수ㆍ합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5~7년씩 걸리는 탐사광구를 운영하거나 단순한 지분 투자만으로는 단기간에 자산과 인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석유공사의 생산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5만배럴.세계 에너지기업 중 93위에 그쳤다.

대형화로 하루 30만배럴을 생산하는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 60위권에 올라설 수 있다.

이재훈 지경부 2차관은 "석유공사 대형화가 차질없이 추진되면 2012년 석유ㆍ가스 자주개발률 목표를 당초 18.1%에서 25%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4조1000억원을 석유공사에 출자키로 했다.

나머지 15조원은 석유공사의 채권 발행이나 국민연금과 금융회사 등의 투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민간 출자는 SPC(투자목적회사)를 세우고 프로젝트별로 받는다는 구상이다.

지경부는 현재 450여명 수준인 개발분야 기술 인력을 2500여명까지 확대키로 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대형화 등도 검토했으나 석유공사 자체 대형화로 결정됨에 따라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외 자원개발 때 적극 협력키로 했다.

◆재원 조달 등 난제 수두룩

재원 조달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6000억원을 석유공사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추경 요건이 성립되는지,부처 협의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석유공사의 자체 재원 조달도 험난할 전망이다.

출자자에게 배당을 주면서 차입금 이자까지 꼬박꼬박 지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광구 개발 단계를 거쳐 생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에 비춰 SPC 출자자들이 투자금 회수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인가도 문제다.

유가 급등으로 광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생산 광구의 비중을 늘려 정부 외 주주들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하기도 쉽지 않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SPC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담보하면서 재원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석유공사 주식을 민간에 매각하는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 등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