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10여분전 서초동 서울지법에 도착한 이건희 회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죄송할 따름입니다."라며 짧게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경영권 불법승계를 지시했냐는 또 다른 질문에 대해 이 회장은 답변없이 고개만 저으며 재판정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반부터 시작된 재판에서는 재판에서 특검과 변호인들은 불꽃튀는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이 세금 부담없이 경영권을 이전한 것으로 대주주와 기업을 분리하지 못하는 전 근대적인 경영행태를 보여준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반면 변호인들은 에버랜드와 삼성SDS CB와 BW 발행 과정에서 구주주와 신주주 사이에 발생한 부(富)의 이전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맞받았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외국을 이긴다는 신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주변을 못보고 소홀했다."면서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한 나머지 7명의 전,현직 임원들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직원에 대한 재판은 특검법상 기소된 4월17일 이후 3개월 이내에 마무리 되어야 하기 때문에 1심 판결은 다음달 17일 이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첫 재판부터 이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한 가운데 특검과 변호인단이 CB와 BW 저가발행을 이 회장이 계획 단계부터 인지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충돌하면서 치열한 법리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고위 임원들과 전략기획실 실무진들이 방청석에서 재판 진행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