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사고현장서 열려..유가족없이 진보단체 회원만 참석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고 효순.미선양 6주기 추모행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의 사고현장 추모비 앞에서 열렸다.

미국산 쇠고기수입 반대집회를 주도해 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이날 밤 서울 광화문에서 효순.미선양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해, 올해 효순.미선양 추모일에는 여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려 있었다.

하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효촌리 사고현장 주변에서 열린 `원조' 추모행사는 '6.13 자주평화 촛불기념사업회' 등 10여 개 진보단체 회원 100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추도사 낭독, 진혼굿, 헌화 등의 순으로 1시간30분여 동안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추모 행사장에는 평소에는 생각할 수 없는 20명 가량의 취재진이 몰렸으나 정작 효순 양과 미선 양의 부모는 갑작스러운 세상의 관심이 부담스러운지 아예 외부 연락을 끊고 행사장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경찰도 집중된 관심이 부담스러운 탓에 정보과 형사와 교통경찰관 등 10여 명이 현장에 나와 행사진행상황을 지켜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행사 진행 중에는 시민단체 회원과 교통경찰관 사이에 차량 소통문제로 고성이 오가는 등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추모비에서 300여m 떨어진 효촌리 자택에서 만난 미선양의 할머니(74)도 "세상일에 대해선 잘 모르고 할 말도 없다"면서 "애들(미선양 부모)도 그렇고 효순이네 집도 모두 어딜 가고 없다.

자꾸 찾아오는 분들도 수고스럽지만 우리도 힘들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양주 추모행사를 공동 주관한 '6.13 자주평화 촛불기념사업회'의 이관복 상임대표는 "효순.미선양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촛불집회를 열고 SOFA(한.미행정협정) 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최근 광화문에서 계속 피어오르는 촛불도 외세의 간섭 탈피와 평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주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