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日오사카 지사 "'신속히ㆍ사정없이'가 내 개혁방식"
일본에서 30대 변호사 겸 탤런트 출신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재정난 해소를 위해 과감한 공공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주인공은 도쿄에 이은 일본 제2의 광역자치단체인 오사카부(府)의 하시모토 도오루 지사(38).

지난 2월 최연소 광역지자체장으로 취임한 하시모토 지사는 오사카의 재정파탄을 막기 위해 내부 저항을 뚫고 개혁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지난 6일엔 올해 총 1100억엔의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담은 '오사카 유신(維新)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인건비와 사업비에서 665억엔의 세출을 줄이고,보유 시설 매각 등으로 435억엔의 세입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들의 월급을 평균 12% 깎았다.

취임 4개월 만에 내놓은 초스피드 개혁안에 오사카 주민들은 환영 일색이다.

산케이신문이 지난 10~11일 오사카 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하시모토 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82.6%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지지율 60%로 출발했다가 최근 지도력 한계를 노출하며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진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대조적이다.

하시모토 지사는 늘 화제를 몰고 다녔다.

와세다 대학 출신 변호사로 TV 오락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대중적 인기를 누리던 그가 재정파탄 직전의 오사카 지사가 되고,지사가 된 후 "모든 걸 뜯어고치겠다"며 근본적 개혁을 내건 데 대해 일본 국민의 관심은 집중됐다.

오사카는 1998년부터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2006년엔 전국 4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 지자체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현재 누적 부채가 5조엔으로,원리금 상환에만 매일 8억엔 이상을 지출한다.

빚을 갚기 위해 새로 빚을 내는 고질적인 악순환을 끊지 못하는 한 2016년엔 '재정 파산'을 선언해야 할 처지다.

때문에 하시모토 지사는 취임하자마자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즉각 직속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재정 회생 대책을 마련했다.

관내 43개 기초단체와 내부 반발을 의식해 의회 등과의 협의는 가능한 한 건너뛰었다.

이런저런 사정을 다 듣다 보면 개혁이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시모토 지사는 눈물로 개혁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4월 기초단체장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오사카부의 교부금 삭감안에 일제히 반발하자 "오사카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우고 싶다.

제발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하시모토 지사는 이번 재정개혁안에 대해 "지금까지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왔다.

이번 개혁은 우선 출혈을 멈추게 하기 위한 것일 뿐 앞으로 꿈과 같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다"며 개혁 지속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