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과 '이상문학상' 등을 받은 작가 정미경씨(48).

그의 소설이 무서운 것은 등장 인물의 일상 속에 냉혹한 사회 현실을 마치 당연한 일상의 단면인 듯 끼워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신작 소설집 <<내 아들의 연인>>(문학동네)에서도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견고한 삶의 부조리 속에 갇혀 있는지 냉정하게 보여 준다.

<<내 아들의 연인>>은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이후 2년 만에 묶어 낸 것.이상문학상 수상작 <밤이여,나뉘어라>와 표제작 <내 아들의 연인>을 포함해 일곱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표제작 <내 아들의 연인> 속 '나'는 순수한 사랑보다는 '교활한 계산법'으로 남편을 선택해 강남의 부유한 집 가정주부로 살고 있다.

'나'는 아들이 컨테이너에 사는 여자 친구의 가난을 견디지 못해 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씁쓸함을 느끼지만,그렇다고 '현실의 네트워크'를 벗어날 생각은 없다.

<너를 사랑해>에서는 자산 관리인인 주인공이 그동안의 계좌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객인 60대 '영감'에게 자신의 여자 친구를 소개한다.

이 밖에 천재 의사 P가 '기억과 욕망'에 관한 신약을 개발하려다 파멸하는 모습을 그린 <밤이여,나뉘어라>,인공 수정을 통해 형식적인 부부 관계의 탈출구를 마련하려다 좌절하는 부부 이야기 <바람결에> 등이 실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