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성적이고 냉철한 정치세계와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패션 바운더리는 퍼스트레이디라는 세기적 아이콘을 통해 세련된 문화로 재탄생된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줬던 뮤즈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를 비롯,세계 최고의 이미지 메이커로 떠오른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까지 그들은 자신만의 스타일 해법을 어떻게 풀었을까.
◆시대불변,영원한 패션 아이콘
재클린(재키) 케네디 오나시스는 클래식한 아메리칸 스타일로 현재까지 패션쇼에서 화려하게 부활되고 있다.
발렌티노로부터 '자연스러움과 세련됨의 혼재,야성적 아름다움'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재키는 랄프 로렌,톰 포드 등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준 패션 아이콘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가 그의 아내 미셸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주얼리 등으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재키와 닮은 꼴이라는 것이 그 이유.약간 긴 단발에 웨이브를 살짝 주어 볼륨을 강조한 미셸의 머리 모양과 재키의 상징인 진주 목걸이가 대표적이다.
'에비타'로 유명한 에바 패론 역시 클래식한 의상과 모자,주얼리 등 화려한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으로 주목받았다.
악녀와 천사 사이를 오가며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그녀의 스타일은 영화 '에비타'에서 에바 역을 맡은 마돈나의 패션으로 매력적으로 부활했다.
◆퍼스트레이디의 모범답안,브루니
재키 케네디 이래 영국인을 열광시킨 최초의 퍼스트레이디로 꼽히는 브루니.짧은 시간에 '요부'에서 '우아한 퍼스트레이디'로 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장소와 상황에 맞는 심플하고 세련된 옷차림 때문.
100만파운드(약 20억원)의 광고효과를 냈다는 크리스찬디올의 회색 코트와 팬츠,우아한 퍼플 드레스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베스트 초이스였다.
옷의 라인이 심플한 대신 고급스러운 소재와 한가지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날씬함을 강조했다.
액세서리는 최소화하고 베레와 토드백,플랫 슈즈로 정갈한 디테일을 표현한 것도 특징.드레스를 입을 땐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 하나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나치게 화려하지도,보수적이지도 않은 유연한 옷차림과 사랑스러운 미소,우아한 자태와 세련된 매너가 그를 최고의 퍼스트레이디로 만든 요인.브루니의 평소 옷차림 역시 '무조건 튀는 패셔니스타 스타일'을 벗어난다.
블랙 티셔츠에 청바지,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과 맨 얼굴에 가까운 화장이 그렇다.
영부인에서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역시 눈에 띄는 패션과 메이크업으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에서 '다시 태어난 에비타'라고 부를 정도.그만큼 탁월한 카리스마와 화려한 패션 스타일이 에바 페론에 견줄 만하기 때문이다.
◆보수파 vs 진보파,개성 넘치는 매력 대결
에바 페론,브루니,페르난데스가 진보적 패션을 선보인 데 비해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옷을 입어야 한다'는 보수적인 퍼스트레이디도 많다.
대표 주자가 힐러리 클린턴.한 벌 수트로 맞춰입기 좋아하는 힐러리는 베이지,브라운,블랙 등을 선호하고 화려한 액세서리는 피하는 편.최근엔 나이를 감안해서인지 화사해 보이는 원색 계열 수트를 자주 착용한다.
로라 부시 역시 프린트 없는 단색 컬러 정장에 스카프나 깔끔한 주얼리만 매치한다.
스커트보단 활동적인 팬츠를 입고 짧은 커트를 즐겨하는 편이다.
한국의 퍼스트레이디들은 대부분 보수적인 스타일을 고수한다.
명품을 치장한 퍼스트레이디는 사치스럽고,패셔너블한 퍼스트레이디는 품격이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국 퍼스트레이디들은 스타일 선택이 좀처럼 쉽지 않다.
물론 국민 정서상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브루니처럼 화려한 드레스나 보석,명품으로 도배된 옷을 입긴 어렵다.
하지만 가격이나 스타일에 대해 보수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퍼스트레이디다운 자태와 그에 맞는 개성 있는 옷차림에 더 점수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퍼스트레이디 스타일은 단순히 패션을 넘어 대내외적으로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재키 덕분에 패션에서 유럽에 밀리던 미국이 패션 부흥기를 맞았던 것처럼.
< 브레인파이 대표·스타일 칼럼니스트 www.cyworld.com/venus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