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맞먹는 油價 … 美, 콜라값은 이미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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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ℓ당 휘발유 1907원ㆍ우유 1850원 '역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며 지구촌을 '3차 오일 쇼크'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
내년엔 지금의 두 배에 달하는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CNBC는 15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유가를 미국 내 음료 등의 가격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석유 가격을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표다.
조사 결과 검은 유가는 이미 '검은' 음료인 콜라를 추월했다.
코카콜라 1배럴(158.90ℓ)의 가격은 126.45달러.자동차 기름통을 석유로 채우는 것보다 콜라로 채우는 게 더 저렴한 시대가 된 셈이다.
유가는 흰 우유 가격에도 육박하고 있다.
미국 우유 소매가격은 배럴당 163.38달러.간발의 차이로 석유보다 비싼 시세를 형성하고 있지만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중 주류인 맥주 가격은 유가보다 비싸다.
버드와이저 1배럴의 가격은 447.25달러로 석유의 3.4배 수준이다.
미국인들은 맥주 값을 아껴 기름을 넣느냐,기름 값을 아껴 맥주를 마시느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가는 기호 식품인 스타벅스 라떼의 가격에도 압도당한다.
스타벅스 라떼는 배럴당 954.24달러로 석유의 7.3배다.
하지만 한 달에 휘발유 1배럴 이상을 쓰는 사람들은 많지만 한 달에 라떼 1배럴을 마시는 사람은 없다.
유가 인상이 라떼 가격 인상보다 생활에 더 큰 파장을 미치는 이유다.
음료와 라떼 등의 가격은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존 S 헤럴드의 지난 5월 말 시장 가격조사 통계를 기준으로 했다.
CNBC는 "현대인들에게 기름은 콜라나 우유 맥주에 못지않은 생필품"이라며 "소비자들이 석유에 대한 추가 부담만큼 다른 생활비를 줄이고 있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900원을 넘어서면서 이미 우유 가격을 추월했다.
석유공사가 발표한 지난주(9~13일) 주유소의 평균 무연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07.63원으로 1ℓ 우유제품의 1850원(서울우유 1000㎖ㆍ편의점 판매가 기준)보다 57원가량 더 비싸다.
코카콜라 가격은 1.5ℓ 제품이 2000원.ℓ로 환산한 가격은 1333원으로 역시 휘발유가 콜라 값을 43% 정도 웃돌고 있다.
유병연/송태형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