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이 서울의 구로.금천.관악.강서구 등 서남부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3구의 집값 급등에 부담을 느낀 이런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서남부권을 찾으면서 이 지역의 집값도 뛰고 있다.

또 구로구의 뉴타운식 광역개발계획과 금천구 내 육군 도하부대 이전확정 같은 개발호재를 듣고 달려온 투기세력도 가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추가 상승 요인을 따져 선별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천구 중소형 한 달 새 1000만원 올라


15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금천구 일대의 2억~3억원대 중.소형 아파트는 대부분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000만원가량 올랐다.

시흥동 럭키아파트 72㎡(21평)형은 올초 2억3000만원에서 지난달 2억7000만원,이번달에는 2억8000만원까지 상승했다.

구로구에선 지난 4월 '뉴타운식 광역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다세대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개봉본동,고척 1.2동 일대 대지지분 33㎡(10평)짜리 다세대는 올초보다 3000만원가량 올라 2억6000만~2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구로구의 뉴타운식 광역개발사업은 구 전체 면적의 20% 이상을 재개발하는 대형사업인 데다 뉴타운과 달리 '도시재정비촉진법'을 적용받지 않아 투자 규제가 거의 없다.

관악구와 강서구도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있다.

이처럼 서남부권 집값이 오른 것은 강북 집값 급등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이 지역에 몰렸기 때문.봉천2동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강북에서 집을 알아보다 찾아온 신혼부부들이나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금 사도 괜찮을까


서남부지역에선 투자 목적으로 섣불리 추격매수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물경기 악화로 부동산 시장이 올 하반기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일부 지역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있다는 분석에서다.

구로구 일부 재개발 지역의 경우 수익성이 의심되고 있다.

개봉본동 A공인 관계자는 "개봉동의 한 재개발 지역 132㎡(40평) 대지는 3.3㎡ 당 공시지가는 550만~600만원 수준인데 시세는 1200만~1300만원에 이른다"며 "조합 지분 보상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액이 시세 상승세를 따라잡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개발 지역의 매물이 아닌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직장과 가까운 실수요자라면 발품을 팔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강서구의 경우 집값이 다른 곳보다 뒤늦게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내년 지하철9호선 개통으로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올 하반기 새 입주 아파트 물량이 강남권에 집중돼 서남부권 등에서는 공급이 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박종서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