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5일 청와대에서 1시간30분간의 독대를 포함해 2시간30여분 동안 오찬회동을 갖고 쇠고기 파문과 인적쇄신,화물연대 파업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 총재는 인적쇄신과 관련,"총리나 대통령 실장 등을 이번에 모두 바꿈으로써 지난 100일과는 다른 정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고소영,강부자 내각'과 같은 이야기가 쑥 들어가게 하는 참신한 쇄신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총재는 "총리는 정파나 세력을 대표하기보다 전 국민을 아우르는 차원의 기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심대평 선진당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국민의 정서를 충분히 고려해 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화물연대 파업은 화물 운송업자들의 이익 추구보다는 생존의 차원에서 한 것이니 만큼,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적극적인 서민고통 완화정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양극화가 심화됐고 이제 보수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재정이 허락하는 대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며 "대기업은 규제를 풀어주면 스스로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육성에 더욱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 규제완화를 지역균형 발전을 방해하면서 하려는 생각은 없다"며 "지역사정을 감안해 16개 시·도지사들과 개별적으로 밀접히 협의하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찬 중에 박선영 대변인의 가시돋친 논평이 화제에 오르면서 이 총재가 이 대통령에게 "그동안 박 대변인 논평이 많이 아프셨지요"라고 운을 떼자 이 대통령은 "내가 욕을 얻어먹어 보니 (비판하는 사람들의) 진정성이 전해지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