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수년간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있으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네패스신소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키우는 게 꿈입니다."


전문경영인으로 네패스신소재를 이끌고 있는 서태석 대표(61)는 "일본 등 해외업체가 장악한 반도체 및 LED 소재를 국산화한 만큼 이제는 친환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대표가 네패스신소재를 맡게 된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1974년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서 대표의 첫 직장은 필립스코리아.이 곳에서 서 대표의 능력은 어둠속의 반딧불이처럼 반짝 빛났다.

반도체 부문 필리핀 법인과 태국법인 최고경영자를 잇달아 맡으면서 필립스 해외법인 가운데 최고의 실적을 내는 현장으로 키워냈다.

서 대표는 필립스코리아 제조총괄 상무로 근무하던 1992년 4월 동양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반도체 부문 태국법인 공장장으로 발령받는다.

서 대표가 태국법인에 있으면서 3년 동안 직원을 두 배로 늘리는 등 회사를 성장시키자 본사가 서 대표의 능력을 믿고 당시 저조한 실적을 내던 필리핀법인 사장으로 발령냈다.

필리핀법인도 서 대표의 손길이 닫으면서 필립스의 아시아권 주요 공장으로 자리잡게 됐다.

1996년 다시 태국법인 사장으로 옮겨온 서 대표는 이곳에서 7년간 공장을 2개 증설하는 등 인정을 받으면서 필립스의 핵심 경영진으로 자리잡았다.

서 대표는 "필립스 전체 책임급 경영진 340명 중 한국인은 자신을 포함해 2명뿐"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도 서 대표의 능력을 탐냈다.

싱가포르 정부가 7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반도체 회사 스테츠에서 서 대표를 2년 동안 삼고초려했을 정도다.

서 대표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이 회사 운영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이 때 서 대표는 현대전자에서 분사된 미국 칩팩을 합병해 만들어진 스테츠칩팩싱가포르 사장을 맡아 IC반도체 분야 세계 3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런 서 대표가 네패스신소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싱가포르를 떠나 국내 반도체장비 업체 씨어텍의 대표로 있던 2006년 5월.모회사인 네패스 이병구 회장이 찾아와 회사경영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면서부터다.

서 대표는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전북 익산공장을 수시로 방문해 글로벌 기업에서 몸소 체험한 지식을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등 체질을 강화시켰다.

한편으로 서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외국 기업과의 기술제휴를 적극 추진했다.

네패스신소재는 반도체와 LED칩 보호를 위해 외부를 밀봉하는 재료인 EMC(에폭시 몰딩 컴파운드.매출비중 90%)와 CMC(클리어 몰딩 컴파운드.매출비중 10%)를 주로 생산,하이닉스 한국전자 광전자 LG이노텍 등 국내외 30여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은 10%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새로운 제품으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게 서 대표의 생각이다.

특히 서 대표는 조명용 LED에 쓰이는 발광성 실리콘이 미래 회사를 키울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발광성 실리콘은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왔는데 이번에 미국의 한 LED 업체와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했다"며 "현재 고객사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공급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석.박사급 연구인력 7명을 신규 채용했다.

서 대표는 매일 아침 40분간 직원들과 함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활짝 웃는 얼굴로 노래 부르는 등 회사문화도 바꿔가고 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배 증가한 22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